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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美 제2반도체 공장' 종착지는 뉴욕?…JY 결단에 쏠리는 눈

이준기 기자I 2021.08.20 14:12:58

텍사스·애리조나·뉴욕…유치 '3파전'
인센티브 패키지 '최대 변수' 떠올라
치열한 유치전 속 뉴욕 '막판 뒤집기'
인재·생태계·속도·파트너십 4대 기준

가석방으로 풀려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 재판에 출석 후 휴정하자 법원을 나서고 있다. 사진=방인권 기자
[이데일리 이준기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가석방 출소 이후 170억달러(약 20조원) 규모의 미국 내 제2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 부지가 어디로 판가름날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오는 2024년 삼성전자의 경쟁자인 대만 TSMC·미국 인텔의 미국 내 파운드리 공장이 준공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이 부회장의 경영 복귀와 맞물려 삼성전자의 투자시계가 빨라질 것이란 기대가 커지면서다.

인센티브 패키지 규모 관건

19일 외신·업계에 따르면 삼성이 공장 부지 선정을 위해 협상 중인 곳은 텍사스(오스틴·테일러), 애리조나(굿이어·퀸크리크), 뉴욕(제네시카운티) 등 4개주(州), 5개 도시이다. 이 가운데 가장 앞서 가는 주는 텍사스다. 이미 삼성전자가 극자외선(EUV) 공정 팹을 포함해 2개의 공장을 오스틴에 운영 중이란 점에서다.

문제는 세금감면 및 시설구축 등 인센티브 패키지 규모다. 텍사스 주정부보다 애리조나 또는 뉴욕 주정부가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면 굳이 텍사스에 머물 이유가 없다. 미 반도체 전문지 EE 타임스는 “삼성전자는 텍사스 주정부에 ‘우대 조치가 미흡하다면 이 프로젝트를 애리조나, 뉴욕 또는 한국에 배치할 가능성이 있다’는 뜻을 전했다”고 썼다. 다만, 올해 5월 한·미 정상회담 계기에 투자를 공식화한 만큼, 삼성전자가 한국으로 눈을 돌릴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이미 지난달 6일 삼성전자는 애리조나·뉴욕의 인센티브 패키지를 평가하기 위해 컨설턴트를 고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세계 3위권 파운드리 기업인 글로벌파운드리가 3000여명의 고용을 창출한 뉴욕주 사라토가카운티에 공장을 짓고 받은 인센티브 패키지 규모는 14억달러(약 1조6500억원)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프로젝트로 최소 1800개의 일자리를 만들 것으로 미 언론들은 보고 있다.

뉴욕주를 지역구로 둔 미국 여당인 민주당 소속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 사진=AFP
◇뉴욕주, 막판 뒤집기 나서나


최근 들어선 뉴욕주의 유치 공세가 매섭다. 미국 여권 내 실력자인 척 슈머(뉴욕주) 상원 원내대표가 유치전에 뛰어든 가운데 뉴욕주 기업의 보조금·세액공제 프로그램 등을 감독하는 주정부기관 ESD(Empire State Development)도 팔을 걷어붙였다. ESD 크리스틴 데보 대변인은 최근 “미국 내 그 어떤 주도 뉴욕의 다양한 인재, 선도적인 R&D(연구개발), 강력한 공급망, 반도체 생태계, 낮은 법인세 등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지 않다”고 했다. 뉴욕이 삼성전자 측에 제안한 부지는 제네시카운티 내 과학기술첨단제조산업단지(STAMP, Science Technology Advanced Manufacturing Park)로, 약 1250에이커(약 505만 8570㎡) 규모에 파운드리 공정에 필수적인 물·전력·전문인력 등을 공급받기 수월한 곳으로 잘 알려졌다.

실제로 공장 유치에 성공하는 주는 자연스레 고용창출·상권 활성화 등 말 그대로 ‘지역경제 살리기’가 가능한 만큼 갈수록 각 주의 유치전이 거세지는 형국이다. 삼성전자는 △높은 인재 접근성 △기존 반도체 제조 생태계 구축 △빠른 시장 출시 속도 △원활한 민관 파트너십 등 4가지 항목을 평가기준으로 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작금의 반도체 수급 부족의 원인 중 하나로 꼽히는 텍사스 한파에 따른 전력난이 삼성전자의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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