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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차방정식 마냥 꼬인 경제…머리 맞대는 홍남기·이주열·고승범

이정훈 기자I 2021.09.26 16:55:39

[이정훈의 주간 경제일정 브리핑] 9월 27일~10월 1일
홍남기, 30일 고승범·이주열·정은보와 거시경제금융회의
코로나 확산 대폭발에도 27일 카드 캐시백 세부안 공개
산업생산·수출동향·소비심리지수 등 주요 경제지표 발표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과 중국 2위 부동산 개발업체인 헝다그룹의 파산 위기 등 대규모 해외 이벤트는 물론이고 계속되는 가계대출 증가와 부동산 가격 상승, 코로나19 확산 대폭발 등으로 복잡하게 꼬여 가는 경제·금융시장 상황에 주요 경제부처 수장들이 머리를 맞댄다.
은성수(왼쪽부터) 금융위원장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지난해 2월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거시경제 금융회의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데일리=이영훈 기자)


오는 30일 약 7개월 만에 다시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한국은행 총재, 금융위원장, 금융감독원장 등 4명의 경제부처 수장이 고차 방정식 마냥 꼬인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정책 공조(policy mix)를 고민한다.

아울러 이번 주에는 산업생산과 수출동향, 소비심리 등을 가늠할 수 있는 핵심 경제지표들이 줄줄이 공개되는 만큼 주요 국내외 재료로 인해 경제 상황이 얼마나 영향을 받고 있는 지도 한 눈에 살펴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4대 경제부처 수장들 7개월 만에 회동

30일에는 홍남기 경제부총리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고승범 금융위원회 위원장, 정은보 금융감독원 원장이 모여 거시경제 금융회의를 개최한다. 이들 4명의 경제수장들이 공개석상에서 한 자리에 모이는 것은 지난 2월18일 이후 약 7개월만이다.

홍 부총리는 지난 13일 세종시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회동에 대해 “금융정책과 통화정책의 조합이 잘 이뤄져야 한다는 여러 지적을 정부도 유념해 왔다”면서 “재정당국과 통화당국, 금융당국 간 인식을 공유하고 정책조합 및 리스크 관리에 대해 의견을 조율하기 위해 이달 내 거시경제금융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말했었다.

특히 지난달 취임한 고 위원장과 정 원장과는 처음 갖는 회동이다. 홍 부총리와 이 총재는 7월 조찬 회동을 열고 재정·통화정책에 대해 의견을 나눈 바 있다.

이날 회의에서는 미국 연준의 연내 테이퍼링과 내년 중 기준금리 인상 공식화는 물론이고 중국 헝다그룹 파산 위기와 같은 악재에 따른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는 물론이고 지속적인 가계부채 증가와 부동산 가격 상승, 최근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억제대책과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등 국내 현안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추석 연휴 이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3000명을 넘어서는 등 대폭발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서도 기재부는 소비경기 촉진을 위한 상생소비지원금(카드 캐시백) 시행 방안을 27일 발표하고 다음 달부터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상생소비지원금은 2분기 월평균대비 한 달 카드 사용액 3% 이상 증가분에 대해 다음달 10%를 캐시백으로 환급하는 사업이다. 당초 1조 1000억원을 편성했다가 코로나19 4차 확산 상황을 반영해 7000억원으로 조정했다.

오프라인 소상공인 중심으로 추가 소비를 유도하기 위한 목적을 감안해 백화점·대형마트·온라인쇼핑몰·명품전문매장·유흥주점 등은 사용 대상에서 제외했다. 다만 코로나19 4차 확산 장기화로 대면 수요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대상을 넓히기로 했다. 현재 세부 사용처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온라인 분야에 한해 대상을 넓히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정부가 편성한 캐시백 예산 7000억원을 모두 소진할 경우 10배인 7조원 규모의 추가 소비 차출 효과가 나타나게 된다. 다만 소비 대체 효과 등을 감안할 때 7조원이 모두 온전한 추가 소비로 연결될 가능성은 낮다는 지적도 있다.

‘최근 경제상황은’…핵심 지표 줄줄이 발표

코로나19 4차 확산세가 좀처럼 진정되지 않고 오히려 더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현재 우리 경제의 흐름을 살펴볼 수 있는 핵심 경제지표들도 이번 주 줄줄이 공개된다.

우선 28일에 한국은행은 소비자심리지수(CCSI)를 알 수 있는 9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를 발표한다.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시작된 지난 7월 이후 8월까지 소비자심리지수는 소폭이지만 두 달 연속 하락하면서 소비가 위축되는 모습을 보였는데, 9월들어 다시 상승 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4차 대유행이 본격화됐던 7월 당시 소비자심리지수는 7.1포인트 하락해 올 들어 처음 하락세를 보인 뒤 8월에도 전월 대비 0.7포인트 하락한 102.5를 기록했다. 다만 소비자심리지수가 기준점인 100 이상을 유지하고 있는 점과 9월이 추석 연휴가 포함된 달인 점을 고려하면 소비심리가 다시 살아날 가능성도 있다.

또 8월 산업활동 동향이 30일 발표된다. 이날 산업활동 동향에서는 8월 중 전산업생산과 민간소비 등의 지표가 나오는데 최근 코로나19 확산세 영향이 미칠 지 주목된다.

통계청이 지난달 31일 발표한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7월 전산업생산은 전월대비 0.5% 줄어 5월(-0.2%) 이후 2개월 만에 감소 전환했다. 광공업생산과 서비스업생산은 같은 기간 각각 0.4%, 0.2% 늘었지만 공공행정이 8.3% 줄었다. 소매판매는 전월대비 0.6% 감소했다.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 판매는 1.6% 증가했지만 공급 차질을 겪은 승용차 등 내구재와 사회적 거리두기 영향이 미친 의복 등 준내구재가 2.8%, 2.7% 각각 줄었다.

현재 경기 흐름을 나타내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대비 0.1포인트 상승해 6개월째 올랐지만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같은기간 0.2포인트 하락해 지난해 5월 이후 처음 하락 전환했다.

또한 산업통상자원부는 다음 달 1일 9월 중 수출입동향을 발표한다. 수출은 지난해 11월 전년동월대비 4.1% 늘어난 이후 올해 8월까지 10개월 연속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9월 수출액도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수출이 둔화할 것이라는 우려를 잠재우고 두자릿수 증가세를 지속할 전망이다. 앞서 발표된 주요 지표에서 수출이 호조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실제 최근 관세청이 발표한 9월 1~20일 잠정 수출액을 보면, 통관기준 잠정치 기준으로 이 기간 수출은 361억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9% 증가한 규모다. 이 기간 조업일수는 14.5일로 지난해보다 하루 적었다. 이에 따라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액은 31.3%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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