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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SMIC 블랙리스트 지정에..삼성전자·DB하이텍 수혜

최정희 기자I 2020.09.28 08:45:03

KTB투자증권 보고서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미국 상무부가 25일(현지시간) 중국 파운드리(Foundry) 업체 SMIC를 블랙리스트로 지정했다. 파운드리 캐파가 부족한 상황에서 SMIC의 증설 차질에 국내 파운드리 업계는 반사이익이 예상된다.

김양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28일 보고서에서 “미국 상무부는 SMIC를 블랙리스트로 지정했다”며 “향후 SMIC에 반도체 기술 및 장비를 수출하려면 미국 상무부 허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국내 파운드리 업계에 반사이익이 전망된다. 삼성전자(005930), DB하이텍(000990)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김 연구원은 “DB하이텍은 SMIC와 사업 영역이 겹친다는 점에서 최대 수혜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SMIC향 국내 장비, 소재 업체의 매출 비중은 극히 미미한 수준이다. 반면 삼성전자 파운드리 증설 수혜로 국내 후공정, 장비, 소재 업체는 중장기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원익IPS(240810), 솔브레인(357780), 테스나(131970), 하나마이크론(067310)이 여기에 해당한다.

미국이 중국 화웨이 제재 사례를 고려하면 총 세 단계에 걸쳐 제재를 강화한 바 있다. 현재 SMIC에 취해진 규제는 1차적인 단계이다. SMIC 기술이 중국 인민해방군에 이용될 수 있다는 의심과 중국 정부 주도 반도체 굴기를 저지하려는 움직임을 감안하면 단기간 규제는 쉽게 해제되기 어려운 분위기다. 화웨이는 2단계로 해외기업도 미국 기술과 부품 이용한 제품 수출시 미국 승인 필요, 3단계로 화웨이향 직간접 미국 기술 부품 이용한 모든 거래 승인 필요 등의 제재를 받았다.

SMIC는 전 세계 4위 파운드리 업체로 시가총액은 약 300억달러 규모다. SMIC 캐팩스는 2015~2019년 평균 17억달러에서 2020년 67억달러까지 급증했다. SMIC Tech node별 매출을 살펴보면 14/28nm가 9% 수준에 불과하다. 삼성전자와 TSMC가 5~10nm 매출 비중이 40%에 육박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삼성전자, TSMC 등 선두업체와 SMIC의 기술 격차는 큰 편이다.

미국의 SMIC 제재로 중국 반도체 굴기 역시 차질이 예상된다. 박 연구원은 “SMIC가 대규모 캐팩스를 통해 선두 파운드리 업계를 추격하는 구도에서 핵심 미국 장비 수입이 어려워졌다”면서도 “중국 입장에선 반도체 없이 군사, 경제 측면에서 계속 견제를 받기 때문에 반도체 굴기를 포기하진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시간이 오래 걸리겠지만 자국 기업 북방화창(Naura), 상하이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이큅먼트(SMEE) 등을 중심으로 장비, 소재 국산화에 나설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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