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으로 유턴하는 직장인 증가 추세...왜?

오지은 기자I 2021.02.01 00:10:49

의사·한의사·약사 등 전문직 진로 변경 위해 수능 재응시
문·이과통합 등 '22년도 대입제도 변경... '수능 유턴족' 증가 전망
"학부 졸업생 교양부터 다시 듣는 건 비효율.. 다양한 입시 전형 필요"

최근 김지원 KBS 아나운서는 최근 퇴사를 결정하고 한의대 진학을 위해 수학능력시험에 응시할 예정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아나운서라는 직업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는 점을 고려하면 김 전 아나운서의 결정에 대해 의아해하는 시선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최근 김 전 아나운서처럼 직장인들이 퇴사 후 진로를 재설정하는 이른바 '유턴족'이 점차 늘 전망이다.

한국교육평가원의 연도별 응시현황에 따르면 졸업생의 수능 응시 비율은 최근 5년 동안 전체의 20%에서 27%까지 증가했다.

KBS 퇴사 후 한의대 진학을 준비하는 김지원 전 아나운서 (캡쳐=김지원 아나운서 인스타그램)


취업포털 잡코리아 조사에 따르면 직장인의 10명 중 6명(60.6%)은 수능을 다시 보고 싶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56.7%는 '지금보다 나은 삶을 살 수 있을 것 같다'는 이유였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유튜브에서도 '전문직에 도전하기 위해', '못 다한 꿈을 이루기 위해' 등 다양한 이유로 '자발적 장수생'이 된 직장인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유튜버 '한의대생 디디'는 20대 후반까지 재직하던 증권회사를 그만둔 뒤 한의대에 입학한 자신의 이력을 유튜브 채널을 통해 소개한다.



또다른 유튜버 '퇴사대학생 후이'는 "KY(고려대·연세대) 졸업 후 회사 조직 생활이 맞지 않아 한의대 입시를 준비했다"며 유튜브 계정을 통해 한의대 생활 브이로그 영상을 게재하고 있다.

정시 확대 · 약대 학부제 전환... N수생 수능 유입 증가할 것

(사진=이미지투데이)


대학입시업계에도 2022학년도부터 적용하는 대입제도 개편이 직장인의 '수능 유턴'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김원중 강남대성 입시전략팀장은 "문·이과 통합이 수능 유턴을 고려했던 집단의 기대심리를 자극할 것"이라며 "문·이과 통합으로 인해 수능 재응시를 고려했던 자연계 상위권의 경우 특히 기대심리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2022학년도부터는 대입 정시 선발 인원이 대폭 확대된다. 교육부의 정시 선발 40% 이상 확대 권고에 따라 주요 대학은 정시 선발 인원을 크게 늘렸다. 서울대의 경우 2023학년도까지 정시 선발 인원을 40% 이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또 약학대학 입학이 학부제로 일원화되기 시작하는 것도 중요한 변수다.

기존 약대 입시는 대학에서 학부를 2년간 다닌 뒤 약학대학입문자격시험(PEET)를 거쳐 4년제 약학대학에 편입하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2022학년도부터는 교육부의 대학입시계획에 따라 전국 37개 약대 중 33곳이 '6년제'로 신입생을 선발한다. 전국 33개 약학대학에서 모두 1701명을 뽑는데 그중 41.5%인 672명을 정시 전형으로 선발한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퇴사한 직장인들의 '수능 유턴'은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 대표는 "2022학년도부터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대폭 개정된다"며 "문·이과가 구분이 사라질 뿐만 아니라 약대가 학부제로 전환돼 장수생이나 직장인이 수능 시험으로 유입될 것"이라고 밝혔다.

직장인 '수능 유턴'... '수능'만이 정답이 돼선 안 돼

늦은 나이에 진로를 바꿀 방법이 '수능'으로 편중되는 것엔 비판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정영선 고려대 BK21교육학연구단 연구원은 "대학을 졸업한 사람이 또 다시 대학을 들어가 교양과목부터 수강하는 것은 사회적이나 개인적으로도 낭비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 연구원은 "수능을 통해 선발할 수 있는 인재는 한정적"이라며 "소위 진로변경을 위해 수능 유턴을 하는 사람에게는 해당 진로만을 밟을 수 있도록 하는 다양한 입시전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학 졸업 후 서른 살에 다시 수능을 보고 한의대에 입학한 김모씨(30.남)은 "학부 때 이미 수강한 자연계 기초 과목을 다시 수강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며 "이미 전문대학원이 폐지돼 다시 부활하기는 어렵겠지만 학점 인정을 해주는 등 제도적 보완이 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 스냅타임 오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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