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근면의 사람이야기]청년세대 30년 삶 좌우할 내년 3월의 선택

송길호 기자I 2021.09.02 06:10:00
[이근면 초대인사혁신처장·성균관대 특임교수]지난 1분기, 일자리가 32만개 느는 동안 2030일자리 10만개가 증발했다. 그 사이 5060 일자리는 41만개 늘었다. 기업은 대한민국을 떠나고, 청년 일자리는 줄고, 세금이 떨어지면 언제 사라질 지 모르는 정부 정책으로 만들어진 노인 일자리는 불안하다. 이대로라면 ‘이태백(이십 대 태반이 백수)’에서 모두가 백수가 되는 ‘모백수’의 시대가 올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에 문득 두렵다. 일자리 없이는 30년 후의 미래도, 꿈도 암울 할 뿐이다.

여야의 대선버스가 본격적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더불어민주당은 1차 컷오프에서 살아남은 6명의 후보들이 이미 네 차례나 TV토론을 마쳤다. 국민의힘도 비전발표회를 실시하고 선관위를 출범시켰다. 선거일정이 숨가쁘게 진행되면서 개별 후보들의 정책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각 후보가 외교, 안보, 경제 등 분야별로 공약을 발표하며 대통령이 된 후 어떤 대한민국을 그릴 것인지 당원과 국민들에게 알리느라 여념이 없다.

아직 경선 초반이고 정치에 갓 입문한 후보들도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하겠지만 주요 대선 주자들의 비전, 정책, 공약에서 청년 일자리 문제가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낮다. 여당의 지지율 선두 이재명 예비후보는 청년기본소득, 자발적 이직자 대상 구직 급여 지급, 청년주거불안 해소 등을 내세웠을 뿐 일자리 대책은 따로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캠프 차원에서 정부 재정으로 일자리를 만드는 청년일자리 정책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야당의 경우 최재형 예비후보는 노조의 기득권 철폐를 비롯한 노동개혁 의제에 힘을 주고 있을 뿐이고, 그나마 일자리 문제를 특정한 정책비전을 밝힌 유승민 예비후보는 경제 성장을 통한 일자리 창출을 기조로 디지털혁신인재 100만명 양성, 사회서비스 일자리 100만개를 합해 200만개의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했다. 야당에서 지지율 1등을 달리고 있는 윤석열 예비후보는 규제철폐와 함께 기술혁신으로 일자리를 만들겠다며 좋은 일자리 창출을 위한 방향성만 제시했다. 심지어 모래 위에 집 짓겠다는 분들도 눈에 띈다


일자리 창출의 기본이자 가장 확실한 길인 기업 활력 제고, 노동생산성 혁신, 그리고 글로벌 기업과도 어깨를 견줄 수 있는 경쟁력 확보와 같이 미래를 약속하는 사안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이야기 하고 있지 않다. 주거불안, 경제적 양극화와 사회적 고립의 심화, 결혼과 출산의 어려움과 같은 청년문제들의 뿌리는 결국 일자리 문제와 닿아 있다. 기본적으로 젊은이들이 일을 하고 돈을 벌어야 국가의 복지정책도 힘을 발휘할 수 있다. 적으나마 땀 흘려 일하고 번 돈의 소중함을 아는 청년들에게 국가가 일자리의 질을 높여주고 다양한 안전판을 만들어 주는 방향으로 재정을 써야 한다. 일하지 않는 이들에게 얼마씩의 현금을 쥐어주는 정책은 문제의 본질을 해결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도전과 인내, 진취와 극복이라는 청년정신만 잠식할 뿐이다. 일하지 않고도 정부가 제공해주는 현금성 복지정책으로만 하루하루 연명할 수 있다면 애써 취업을 위해 공부할 이유도, 힘들게 돈 모아서 결혼하고 아이를 낳을 이유도 없다. 결국 일자리 문제 해결이 저출산 문제 해결의 시작이고 주택 문제의 기본이며 청년세대의 희망이자 국가의 미래다.

최근 몇 년 사이 우리 정치권에서 홀대 받던 청년 세대가 캐스팅보트를 쥐게 되었다. 2030세대의 투표율도 높아지고 정치적 의사표현도 적극성을 띄기 시작했다. 이제 젊은이들의 표심을 얻지 않으면 선거에서 이기기 힘들다는 사실을 깨달은 정당들이 이들의 마음을 얻기 위한 정책들을 우후죽순처럼 쏟아내고 있지만 공약을 반드시 시행하고 말겠다는 진정성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것이기에 어떤 정당, 어떤 후보를 택해야 할지 더더욱 알기 어렵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지금 2030세대가 내리는 결정이 그들의 50대, 60대 이후의 삶을 결정한다는 점이다. 일자리는 자꾸 줄어들고 괜찮은 일자리를 얻기 위한 경쟁은 날이 갈수록 격해지고 있다. 대학만 나오면 웬만한 대기업은 골라서 갔던 시대는 이미 아련한 전설이 됐고 한 가정의 모든 열정과 자원을 한 명의 아이에게 몰빵해 좋은 대학에 들어간다 해도 괜찮은 일자리를 얻을 수 있을지는 전적으로 개인의 ‘노오력’ 여하에 달려 있다. 지금 우리 모두 비록 어려운 시대를 버텨내고 있지만 우리의 노후는 달라져야 하지 않을까? 내 아이에겐 지금과 다른 세상을 남겨줘야 하지 않을까? 그 첫걸음은 어떤 정당, 어떤 후보가 일자리를 만들어낼 의지와 능력을 갖추고 있는지를 가려내고 선택하는 것이다.

정치, 경제, 외교, 국방 중에서 대통령이 잘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외교와 국방은 대통령의 의지로 되는 것이 절대 아니다. 외교와 국방은 다른 나라와의 상관 관계와 연계 관계 속에 있기 때문에 통밥이 맞아야 잘 되는 측면이 있다. 우리를 둘러싼 강대국에 강하게 이야기 할 수 있는 입지를 확보하는 경제와 국방 없이 무슨 큰 소리 칠 수 있겠는가? 현재 우리의 처지를 돌이켜 봤을 때에 대통령이 잘할 수 있는 것은 결국은 경제이다. 이 또한 결국 해외 경제와 연동하지만 우리 국민들에게 일자리를 얼마나 만들어줄 수 있느냐 하는 문제는 대통령이 잘 할 수 있는 일의 범주에 든다.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꾸고 일자리를 만드는 데 주력하고 집중하고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말로 하는 뉴딜이 아닌 진짜 뉴딜이 필요하다. 화려한 수식의 ‘디지털 뉴딜’ 보다 ‘일자리 뉴딜’이 먼저다. 누가 할 것인가? 일자리를 만드는 것에서부터 출발하는 정책, 이 문제를 먼저 심각하게 거론하는 대통령, 빌어먹지 않고 벌어 먹을 수 있게 해주는 그런 대통령. 과연 이번 대선주자 중에 그런 것을 우선하며 중시하는 사람이 있는가

치열하게 궁리하지 않으면 일자리 문제는 뒷전으로 밀리고 만다. 결국 지금 힘겨운 시대를 살아내고 있는 젊은이들이 이 어려움을 어떻게 타개할 것인지는 젊은이들 스스로가 결정한다. 그 누구도 당신의 삶을 대신 살아주지 않는다. 누가 10만불을 벌 수 있는 시대를 열어줄 개척자인가. 사이비를 구분하는 “노오력”은 지금 세대의 책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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