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당대로1]유승민 쏘아올린 여가부 폐지론에 與野 모두 ‘시끌’

박태진 기자I 2021.07.10 07:00:00

劉, 대선 공약 제시…하태경·김웅 등 찬성
민주·정의당 반발…“여혐 편승 포퓰리즘”
조수진·윤희숙 등 반대…양성평등부 제안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이번 주 정가(政街)를 뜨겁게 달군 이슈 중 하나는 야권 대권주자인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이 쏘아 올린 여성가족부 폐지론이었다. 특히 유 전 의원은 여가부 폐지를 대선 공약으로 내걸면서 여권은 물론 야권 내에서도 찬반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여가부 존폐 문제는 여성에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는 2030 남성들의 표심과 맞물린 민감한 젠더 이슈여서 내년 대선 국면에서 쟁점으로 떠오를지 주목된다.

야권 대권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이 여가부 폐지를 대선 공약으로 내걸면서 내년 대선 국면에서 쟁점으로 떠오를지 주목된다.(사진=이데일리DB)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유 전 의원은 지난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여가부를 폐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인구의 절반이 여성이고, 정부의 모든 부처가 여성 이슈과 관계 있어 여가부가 과연 따로 필요하냐는 것이다. 이는 유 전 의원이 지난 19대 대선에서도 내세운 공약이다.

그는 지난 9일 페이스북에 ‘여가부 폐지, 거듭 약속합니다’라는 글을 올리며 “여가부를 폐지하고 대통령이 직접 위원장을 맡는 양성평등위원회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유 전 의원이 여가부 폐지론을 주장하자, 여권에서는 강도 높게 비판했다.

여권 대권주자인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최근 페이스북을 통해 “여가부의 역할 조정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부처 폐지를 주장하는 것은 옳지 않다”면서““혹시라도 특정 성별 혐오에 편승한 포퓰리즘적 발상은 아닌지 걱정된다”고 지적했다.

전혜숙 민주당 최고위원도 “최근 공군 이모 중사를 비롯한 성추행·성폭행으로 괴롭힘 받는 사회문화는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며 여가부 폐지 주장은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정의당도 가세했다. 여영국 대표도 페이스북을 통해 “차라리 ‘젠더 갈등의 힘’으로 당명을 변경해라”고 일갈했다.

같은당 장혜영 의원도 유 전 의원을 향해 “아무래도 대통령 되기는 어려울 것 같다”며 “아무리 이준석 대표가 청년층 젠더 갈등을 이용해 재미를 보았다고 해도 중진들까지 편승하는 모습, 참 보기 흉하다”고 비꼬았다.

야권 내에서도 여가부 폐지론을 두고 찬반 논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대선 출마를 선언한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도 유 전 의원과 뜻을 같이했다.

하 의원은 “여가부가 없어지면 피해 여성을 보호하지 못한다는 데 진짜 피해자 여성을 여가부가 보호해줬냐”라며 “박원순 성추행 사건에 늑장 대처하고 피해자 정보 유출한 여가부, 없는 법도 만들어서 장자연 사건의 가짜 증인 윤지오씨에게 아낌 없이 지원한 여가부, 정의연의 위안부 피해자 농락 사건에 2주 만에 사과한 여가부, 오거돈 전 부산시장 성추행 사건에도 무반응한 여가부”라고 날을 세웠다.

같은당 김웅 의원도 “여가부 폐지에 대한 국민의 호응은 국민이 여혐이라서가 아니라 여가부가 보인 불공정과 부조리에 대한 분노다. 박원순 피해자는 외면하고 윤지오, 윤미향을 지원한 여가부가 어찌 차별 시정을 운운하느냐”고 꼬집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런 입장에 대체로 찬성하고 있다.

반면 당내 일각에서는 여가부 폐지는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조수진 최고위원은 “아직 우리 사회에는 인위적으로라도 여성의 참여를 끌어올려야 하는 영역이 있다”며 “양성평등을 촉진하기 위한 부처나 제도는 더는 필요 없다는 식으로 젠더 갈등을 부추기거나 그것을 통해서 한쪽의 표를 취하겠다고 해서는 또 다른 결의 분열의 정치를 하자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용어 자체가 오해를 부를 수 있는 여성할당제를 양성평등제로, 여성가족부를 양성평등부 등으로 바꿀 것을 제안한다”고 덧붙였다.

윤희숙 의원은 “예전에는 여가부가 기능 중심으로 편제된 다른 부처와 업무 중복이 많아 범정부적 관점에서 대통령 직속위원회로 재편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라며 “그러나 사회 내 이질성이 심화하면서 청소년이나 다문화가정 지원, 성폭력피해자 지원이 체계적으로 이뤄져야 할 필요가 커지고 있다. 저는 목적, 기능, 조직 등을 원점에서 재검토해 ‘양성평등가족부’로 개편할 것을 제안한다”고 했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여가부 폐지에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그는 “국민의힘이 젠더갈등에 편승하고 부추기는 자세를 취해서는 안 된다. 특히 여가부 폐지를 당론으로 정하는 것은 강력하게 반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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