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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에도 노력이…당신은 노력하고 있습니까?”[ESF 2023]

이지현 기자I 2023.06.07 05:01:11

신계숙 배화여대 전통조리과 교수 인터뷰
58세 모터사이클부터 59세 창업까지 도전
행복하기 위해 매 순간 최선 다하기 필요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울고 있나요? 당신은 울고 있나요? 그러나 당신은 행복한 사람. 아직도 남은 별 찾을 수 있는 그렇게 아름다운 두 눈이 있으니.’ (가수 조동진씨의 ‘행복한 사람’ 中)

모터사이클을 타고 전국을 누비며 흥을 전파 중인 ‘흥부자’ 신계숙(61) 배화여대 조리학과 교수는 행복에 대한 물음에 즉답 대신 이 노래를 읊조렸다.

신계숙 배화여대 교수가 24일 서울 종로구 계향각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노진환 기자)


그는 배우 조승우씨의 아버지로 더 유명한 가수 조경수씨의 ‘행복이란’,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전 총괄프로듀서의 ‘행복’, 이문세의 ‘나는 행복한 사람’, 윤항기의 ‘나는 행복합니다’, 한대수의 ‘행복의 나라로’ 등도 되새김질했다. 그러면서 “다 나름대로 행복을 노래했다. 사랑이 행복이고 지난 일을 다 잊고 지금의 행복을 찾자는 노래도 있지만, 절정은 조동진의 ‘행복’”이라고 꼽았다. 그 가수는 지금은 울고 있지만 두 눈이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이라고 노래했다.

신 교수는 “많은 이들이 저 산 너머에 있다가 곧 사라질 무지개를 행복으로 여긴다. 그래서 행복하지 않다고 느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자신이 살아 있고 느낄 수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음에도 이를 깨닫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는 “건강하고 할 일이 있고 내일 새로운 요리를 해봐야 지라고 생각할 땐 가슴이 뛰는 상태로 잠이 든다”며 “이 정도면 행복한 게 아닌가?”라고 말했다.

한번은 그의 요리연구소이자 식당으로 운영 중인 계향각에 70대 노(老) 교수와 전 대법관이 찾아왔다. 행복에 대해 토론을 하다가 가장 행복해 보이는 그를 찾아와 함께 얘기를 나눠보자고 했다는 것이다. 누가 가장 행복한 사람이었을까가 궁금해졌다. 그는 “나를 행복하게 보는 우리 손님들도 다 희노애락애오욕(喜怒哀樂愛惡慾) 어디에 치우침 없이 마음의 중용(中庸)으로 나를 보는구나 싶었다”며 “그분들도 행복하니까 나를 행복하게 보는 것 같다. 그럼 모두가 행복한 거 아닌가?”라고 말하며 웃었다.

신계숙 배화여대 교수가 24일 서울 종로구 계향각에서 행복에 대한 노래를 이야기하며 활짝 웃고 있다.(사진=노진환 기자)


그는 행복에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러면서 장자의 고사 ‘고어지사(枯魚之肆)’를 꺼냈다. 한 사람이 길을 가다가 길가의 마른 구덩이 속에 놓인 물고기 한 마리를 만났다. 그 물고기는 원래 바다에 살았는데 불행히 물이 말라버린 구덩이에 떨어져 죽게 됐다며 물 한 통만 가져다 달라고 부탁했다. 하지만, 그 행인은 지금 바쁘니 다음에 더 많이 가져다주겠다고 했다. 그랬더니 물고기는 그땐 내가 말라버려 건어물 상에서 포로 만나게 될 거라고 말했다.

신 교수는 “순간에 내 눈앞에 보이는 이들에게 최선을 다하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해야 행복”이라며 “그런데 우린 매일 내일을 살며 10년 후를 약속한다. 그런데 다음은 어디에 있나?”라고 되물었다.

그는 오늘도 행복을 위해 노력한다. 실제로 그는 대학을 졸업하고 안정적으로 취업해 결혼하길 바랐던 가족의 반대를 무릅쓰고 중국요리사의 길을 걷고자 26세에 집을 나왔다. 뼈가 부러져도 붙지 않을 나이라며 위험한 일은 하지 말라던 주변의 반대에 그는 58세에 바로 모터사이클을 질렀다. 코로나 대유행으로 자영업자들이 가게 문을 닫았던 2021년 12월엔 ‘계향각’을 열었다. 가족이 반대하더라도, 사회적 시련 속에서도 그 노력을 멈추지 않았던 것처럼 앞으로도 행복을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겠다는 각오다. 그는 “후회는 없다”며 “매 순간을 최선을 다해 살아왔기 때문”이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신계숙 배화여대 교수가 58세에 처음 도전했던 모터사이클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노진환 기자)


신 교수는 오는 21일과 22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리는 제14회 이데일리 전략포럼 ‘인구절벽 넘어, 지속 가능한 미래로’의 특별세션 ‘행복하고 건강하게’에서 행복 전도사로 나선다. “행복은 멀리 있지 않아요. 두 눈만 있어도 행복하다는 노래도 있잖아요. 우리 가까이에 있는 행복을 함께 찾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신계숙 교수는

△1964년 당진 △단국대 중어중문학과 학사 △이화여대 대학원 식품학 석·박사 △현 배화여대 조리학과 교수 △EBS ‘세계테마기행’ ‘신계숙의 맛터사이클 다이어리’ 등 출연 △저서 ‘신계숙의 일단 하는 인생’, ‘역사로 본 중국 음식’ ‘중국요리기행’

제14회 이데일리 전략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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