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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가, 공유오피스 실험 왜?…'아이디어 공유, 혁신 요람'

송주오 기자I 2019.02.13 18:00:19

롯데, 월드타워에 워크플렉스 2호점…역삼 1호점과 달리 프리미엄 지향
신세계인터·무신사, 패션 전문 공유오피스로 주목
신세계인터 공유오피스서 첫 결실…벤치파카 출시해 2.5억 매출 올려

유통업계가 공유오피스 사업을 통해 벤처 기업 육성과 부가수익 창출이라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롯데물산이 롯데월드타워 30층에 마련한 공유오피스 ‘워크플렉스’ 내부.(사진=롯데물산)
[이데일리 송주오 기자] 유통업계가 공유오피스 사업으로 아이디어 인큐베이팅에 나섰다. 벤처기업에 최적의 사무 공간을 제공해 아이디어의 사업화를 이끌고 있다. 공유오피스는 벤처기업 육성이라는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는 동시에 부가적인 수익창출 등의 효과를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물산은 롯데월드타워 30층에 공유오피스 ‘워크플렉스’를 오픈했다. 워크플렉스는 ‘일’(Work)과 ‘유연한’(Flexible)이라는 두 단어를 결합한 것으로 이용기업의 개성과 특성에 맞게 다양한 공간과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워크플렉스 롯데월드타워는 총 66개실, 565석 규모의 공간을 마련했다. 입주기업들의 규모와 목적에 따라 2인실부터 75인실까지 맞춤형 업무공간을 제공한다. 또한 입주자들이 휴식을 취하고 미팅을 할 수 있는 2개의 라운지와 화상회의, 콘퍼런스콜 등이 가능한 6개의 회의실, 폰부스 등도 갖췄다.

롯데물산은 특히 ‘프리미엄 서비스’를 강조했다. 박노경 롯데물산 자산운영부문장(상무)은 “일반적인 공유오피스와 달리 편안하고 고급스러운 인테리어, 넓은 인당 면적, 비서 서비스 등 최고급 오피스 품격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것이 비서 서비스다. 비서 서비스는 현장 직원이 전화응대는 물론 명함정리, 우편물 관리 등 비서 업무를 대신 해주는 것을 말한다. 이를 위해 롯데물산은 3명의 직원을 채용해 워크플렉스에 상주시킬 계획이다.

롯데는 앞서 워크플렉스 역삼점을 선보인 바 있다. 롯데자산개발이 지난달 선보인 워크플렉스 역삼점은 강남N타워 7층부터 9층을 사용하며 1인실부터 63인실까지 총 860석 규모를 자랑한다. 한 달 기준 1인당 임대 가격은 35만원에서 71만원으로 월드타워점과 비교해 20~30% 저렴하다.

롯데그룹은 워크플렉스를 일반형과 프리미엄형으로 나눠 운영할 예정으로, 2030년까지 국내외 주요 도시에 워크플렉스 50호점을 출점할 계획이다.

신세계 인터내셔날이 작년 선보인 공유오피스 ‘S.I_랩’.(사진=신세계인터내셔날)
신세계인터내셔날과 온라인 쇼핑몰 무신사도 공유오피스 사업에 뛰어들었다. 다만 이들은 패션 벤처에 국한해 전문성을 높였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해 4월 공유오피스 ‘S.I_랩’을 선보였다. S.I_랩은 패션업계에 종사하거나 패션에 관심이 많은 크리에이터, 스타트업, 프리랜서들에게 사무공간과 더불어 소통의 기회를 제공한다. 신진 디자이너들이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월 이용료는 15만원으로 책정했다.

S.I_랩의 성과는 벌써 나타났다. 공유오피스와 같은 이름의 신세계인터내셔날 사내 벤처팀 ‘S.I_랩’이 일반 직장인, 학생 등과 협업해 벤치파카 3종을 작년 말 출시했다. 아이디어 공유를 통해 생산한 제품인 만큼 아이디어 제공자에게는 수익의 3%를 떼주기로 했다. S.I_랩에서 사업화가 이뤄진 첫 사례로 2억 5000만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무신사는 동대문에 공유오피스 ‘무신사 스튜디오’를 선보였다. 제품 기획부터 발송까지 원스톱으로 가능한 구조를 갖췄으며 1인당 이용료는 멤버십에 따라 30만~45만원이다. 무신사는 공유오피스를 통해 동대문을 중심으로 한 패션 스타트업 구축을 기대하고 있다.

공유오피스는 여러 벤처 기업이 입주한 탓에 아이디어 공유와 네트워크 확대의 발판으로 활용된다. 이런 이유로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공유오피스 수요가 늘고 있다. 리서치 업체인 체스터톤스에 따르면 서울시 핵심 권역의 공유오피스 수용 가능 인원은 2015년 8000명에서 2018년 3만 2000명으로 3년간 4배가 넘게 증가했다. 또한 2016년부터 2018년까지 3년간 공유오피스 공급량의 연평균 증가율은 64.7%로 폭발적인 성장세에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공유오피스 운영은 수익을 좇는 사업이 아니다. 벤처기업 육성을 통해 일자리 창출에 일조하는 사회적 의미가 큰 사업”이라며 “다만 규모가 커진다면 공유오피스를 통해서 부가적인 수익 창출이나 아이디어 수혈 등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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