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꺼내든 ‘분사 카드’… LG화학, 글로벌 배터리 1위 굳힌다(종합)

김정유 기자I 2020.09.16 18:03:34

17일 긴급이사회 열고 전지사업부 분할 확정
분사 후 IPO 추진, 설비증설 등에 투입될 듯
안정적 수익구조 갖추자 분사 카드 본격화
전고체 등 차세대 배터리 R&D 등도 속도 예상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LG화학(051910)이 글로벌 배터리 업체 1위를 굳히기 위해 ‘분사 카드’를 꺼내들었다. 그간 적자를 이어왔던 전기차 배터리 사업이 올 2분기 흑자전환하는 등 안정적인 구조에 접어들자 분사와 이를 통한 기업공개(IPO)를 본격화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글로벌 배터리 시장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분사와 IPO로 대규모 자금을 확충, 외형 확대와 연구 개발에 공격 투자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LG화학 연구원들이 오창공장에서 자사 배터리 셀을 보고 있다. (사진=LG화학)


◇17일 긴급이사회 열고 확정, 이르면 연내 완료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오는 17일 오후 긴급이사회를 열고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담당하는 전지사업부 분사를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부터 자체적으로 전지사업부 분사를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꾸리는 등 오래 전부터 준비를 해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간 LG화학은 전지사업부 분사설에 대해 “배터리 사업 분할과 관련해 사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다각적으로 검토 중”이라는 다소 애매한 입장을 밝혀왔다. 하지만 올 2분기부터 전기차 배터리 사업이 구조적으로 흑자 단계로 접어들자, 분사 작업에 본격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LG화학의 분사와 IPO 추진은 예상됐던 수순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중국 정부 지원을 등에 업은 CATL, 오랜 기술 강자인 일본 파나소닉 등 글로벌 업계의 전기차 배터리 시장 경쟁이 나날이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1위인 LG화학은 외형 키우기를 우선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올 7월 누적 기준으로 LG화학은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총 25.1%의 점유율을 차지, 1위를 차지하고 있다. CATL은 LG화학의 뒤를 쫓아 점유율 23.8%로 2위를 기록 중이고, 파나소닉은 18.9%로 3위를 자리하고 있다.


현재 LG화학은 완성차 업체들이 요구하는 배터리 물량을 맞추지 못하는 상황이다. 배터리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어서 LG화학 입장에선 생산능력을 제때 키우지 못하면 경쟁사에 시장을 뺏길 수도 있다. 최근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마저 전기차 배터리 내재화를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LG화학의 위기감은 클 수 밖에 없다. 그동안 LG화학은 전지사업부 분할과 IPO를 계획하고 있었지만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서의 적자, 그리고 코로나19 장기화 등이 장애물로 작용하면서 결정을 미뤄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올 2분기 배터리 흑자전환 등에 힘입어 다시 공격적으로 분사를 추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도 LG화학이 수주한 물량을 다 맞추려면 생산능력을 더 늘려야하는 상황”이라며 “배터리 사업은 증설에 조단위 규모의 자금이 투입되는만큼 LG화학 입장에선 자금 확보가 절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외형확대 투자 절실, 차세대 배터리 R&D도 속도낼 듯


LG화학이 긴급이사회 승인을 받게 되면 이르면 연내, 늦어도 내년 초 분사가 완료되고 이후 IPO를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방식은 물적분할 형태가 유력하다. 물적분할을 하면 분사하는 전지사업부의 지분 100%를 LG화학이 보유하는 만큼 지배력을 유지할 수 있는데다, 향후 IPO 등을 통해서 대규모 자금을 끌어올 수 있다. 현재 석유화학, 소재 등 여러 사업부문이 혼재돼 있는 상황에서는 배터리 투자용 자금을 집중적으로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

LG화학은 2016년 폴란드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시작으로 한국, 미국, 중국 등에 생산법인을 확보하고 있고, 추가적으로 미국 GM과의 합작법인, 중국 지리차와의 합작법인 등도 예정돼 있는 상황이다. LG화학은 시장 경쟁에서 뒤쳐지지 않기 위해 향후에도 해외 생산거점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향후 IPO 자금 등이 적극 활용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더불어 전고체·리튬황 등 차세대 배터리 기술 선점 등에 있어서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무인기에 리튬황 배터리를 탑재해 비행 테스트에 성공한 LG화학은 2025년을 기점으로 차세대 배터리 상용화에 나설 계획이어서 지속적으로 대규모 R&D 자금이 필요하다. 글로벌 업체들간 차세대 배터리 기술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인만큼 LG화학의 향후 R&D 투자 규모도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LG화학 뿐만아니라 많은 배터리 업체들이 최소 1~2조원 이상의 설비투자 등을 진행할 정도로 전반적인 외형 경쟁이 글로벌 시장에서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LG화학이 전지사업부 분사와 IPO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확고한 1위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고 밝혔다.

LG화학 글로벌 배터리 생산거점. (사진=LG화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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