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키우고 기술자립 투자"…'美압박 겨냥' 中5중전회 폐막

신정은 기자I 2020.10.29 19:34:40

향후 5년간 경제 전략 논의 '쌍순환' 핵심
정치적으로 시진핑 권력강화 발판 마련
30일 기자회견 생중계…'5중전회 정신' 소개

지난 23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항미원조 70주년 기념식’ 연설에 나선 모습 (사진=AFP)
[베이징=이데일리 신정은 특파원 김보겸 기자] 중국의 향후 5년간(2021~2025년) 경제 계획을 논의하는 제19기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5차 전체회의(19기 5중전회)가 29일 막을 내렸다. 미·중 갈등 속에서 중국은 이번 5중전회를 통해 경제 발전을 위한 이른바 ‘쌍순환’(雙循環·이중순환) 발전 전략을 확정했다. 정치적으로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권력강화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중국 공산당 최고권력기구인 중앙위원회가 지난 26일부터 이날까지 나흘간 베이징에서 비공개로 진행한 이번 전회에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을 비롯한 중국 최고지도부를 비롯한 당 중앙위원 198명, 후보 중앙위원 166명 등이 총출동했다. 이번에 결정된 2021~2025년 적용될 14차 5개년 경제개발 계획은 수차례의 건의·심의를 거쳐 내년 3월 열리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통과된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지도부는 회의자료(공보)를 통해 전면적인 샤오캉 사회(의식주를 걱정하지 않고 물질적으로 안락한 사회)가 이뤄낸 결정적인 성과를 높이 평가했다. 또 올해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이 100조위안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복잡하게 얽힌 국제 정세에 직면해 중국 개혁발전의 안정 업무가 막중해졌다”며 “특히 코로나19의 심각한 타격을 받았다”고 평가했다.

중국의 향후 발전 전략의 기본 원칙은 국내 위주의 ‘쌍순환’이다. 쌍순환은 국제·국내 시장을 모두 중요하게 여긴다는 의미지만 실질적으로는 ‘국내 대순환’에 더욱 초점을 두고 있다. 특히 미국의 압박과 세계 경제침체 등 불확실성 속에서 내수 경제 확대 전략을 구체화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은 내수 경제를 확대해 경제 자립에 주력하면서도 미국이 추구하는 디커플링(탈동조화)을 막기 위해 개방 확대 기조는 유지할 전망이다. 결국, 중국의 경제 자립이란 화웨이 제재 등에 흔들리지 않도록 ‘기술 자립’을 중심으로 한 산업 구조 고도화가 핵심이다. 공보는 “14차 5개년 계획 기간 기술 독립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면서 “과학 자립과 자강을 국가 발전 전략으로 삼고 과학기술 강국을 건설을 가속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를 위해 7대 신(新) 인프라로 꼽히는 5세대 이동통신(5G), 인공지능(AI), 빅데이터센터, 산업 인터넷, 특고압송전설비(UHV), 광역철도망, 신에너지자동차(친환경차) 충전시설 등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가 이뤄질 전망이다.

이번 회의에서는 2035년까지 구체적인 경제성장 목표를 제시할지도 논의된 것으로 보인다. 중국 안팎의 금융기관들은 중국 지도부가 14차 5개년 기간 중국 경제 성장률 목표를 5~6%를 제시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일부 중국 언론은 2035년까지의 계획에서 구체적인 경제성장 목표를 제시하지 않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코로나19발(發) 여파로 중국 경제의 대외 환경이 불안해진 만큼 양적인 성장 목표를 제시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베이징 소식통은 “국유 기업들이 목표를 정하고 사업을 하려면 목표치가 필요하지만, 일각에서는 중국 경제가 양적 성장보다는 질적인 성장에 주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며 “내부적으로만 목표를 갖고 공개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치적으로는 중국식 집단지도체제가 무너지고 시 주석의 1인 권력강화를 위한 근거를 마련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전회에서는 시 주석 중심의 단일 지도 체제를 강화하는 내용의 담긴 중앙위 공작 조례가 추인됐다. 여기엔 중앙정치국회의 소집 권한을 시 주석으로 한정하고, 의제 결정권한도 시 주석이 갖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시 주석을 핵심으로 하는 당 지도 체제를 확고히 하는 계기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한편 중국 공산당은 30일 오전 10시(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19기 5중전회의 정신’을 소개한다고 밝혔다. 이번 기자회견은 중국중앙(CC)TV, 신화통신 등 관영 매체를 통해 생중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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