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韓기업인 특별입국 절차 요청"…베트남 총리 "검토 중"

정다슬 기자I 2020.09.17 23:24:31

한 베트남 사회보장협정 제의
공공의료기관 의료기기 입찰 애로 전해
코로나19 사태 베트남 첫 공식방문 외교 장관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17일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에게 기업인 등 필수 인력의 특별입국 절차를 제도화할 수 있도록 지원을 요청했다.

베트남을 방문 중인 강 장관은 이날 푹 총리를 예방한 자리에서 “긴 격리 기간이 부담돼 베트남에 입국하지 못해 사업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들이 여전히 많다”며 이같이 밝혔다.

강 장관은 “양국이 코로나19 사태 초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깊은 신뢰와 각급 간 활발한 소통을 바탕으로 중요한 성과를 만들어 냈다”며 “베트남에 입국한 외국인으로서는 가장 큰 규모인 9000여명의 한국 기업인, 학생, 가족의 입국이 성사됐다는 점은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가 상징적인 측면을 넘어 실질적으로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강 장관은 이어 “특별입국절차를 통해 양국 간 교류가 더욱 활기를 띠게 될 것”이라며 “양국이 협의를 조속히 마무리해 가능한 조기에 제도를 시행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해 주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푹 총리는 “베트남으로서도 가장 중요한 경제 협력 파트너 중 하나인 한국의 기업인 등 필수인력을 위해 더욱 유리한 조건의 입국절차를 마련하기 위해 국내적 검토를 진행 중”이라고 답했다.

지난 7월 한`국과 베트남은 신속통로 구축 필요성에 공감했지만 아직 제도화에 이르지 못했다. 베트남 정부는 지난 3월 22일부터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하고 있으며, 일부 전문가와 사업가 등 예외적인 경우에 입국을 허용하되 14일간 격리를 요구하고 있다. 대신 베트남은 이달 초부터 14일 이내 단기 출장 기업인에 대해 격리를 면제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강 장관은 5만명에 달하는 파견 근로자들이 실질적인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한·베트남 사회보장협정’의 조속한 체결도 제의했다. 이에 푹 총리는 베트남 역시 한국에 송출하는 근로자가 많아 협정 체결을 중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 장관은 베트남이 공공의료기관 의료 기기 입찰 규정을 제정하면서 한국 의료기기 제조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하며 관심과 지원을 당부하기도 했다. 푹 총리는 해결 방안을 적극 모색해 나가겠다고 답했다.

푹 총리는 “2018년 3월 한·베트남 정상회담을 계기로 합의했던 양국 간 연 교역액 1000억불 달성을 위해 양측이 적극 노력하자”며 “베트남 제품의 한국 시장 접근이 더욱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관심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강 장관은 “양국 간 균형적인 무역관계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나가겠다”고 화답했다.

강 장관은 코로나19 상황에서 베트남을 공식 방문한 첫 외교장관이다. 이날 오전 하노이 공항을 통해 특별 예외 입국했다. 베트남 정부는 강 장관 일행에게는 업무 개시 하루 전 입국해 방역절차를 밟아야 한다는 가이드라인도 적용하지 않았다.

우리나라 외교부도 박재경 아세안 국장 등 외교사절을 최소화해 베트남 측의 부담을 덜었다. 당초 30분으로 예정됐던 이날 회담은 1시간가량 진행됐다.

강 장관은 18일에 팜 빈 민 부총리 겸 외교부 장관과 회담하고 오는 19일 귀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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