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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증상 없다던 확진자, 아내에겐 "마스크 끼고 공항와라"

김민정 기자I 2018.09.10 19:16:13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확진자 A 씨(61)가 입국 전 부인에게 ‘마스크를 끼고 마중 나오라’로 전화하는가 하면 병원으로 이동할 땐 부인의 자가용이 아닌 대중교통수단인 택시를 이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A씨가 메르스 증세를 미리 자각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0일 질병관리본부(이하 질본)는 메르스 관련 중간조사 발표에서 “A씨 아내가 마스크를 쓰고 공항에 온 것이 맞다”고 말했다.

다만 질본은 “A씨가 중동을 많이 다녔기 때문에 가족들도 학습효과가 있어 아내가 마스크를 썼고, 특히 지인이 마스크를 쓰라는 권유를 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앞서 9일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 한 역학조사관 역시 서울시 메르스 관련 대책회의에서 “쿠웨이트에서 두바이를 거쳐 입국한 확진자 A씨가 ‘특별히 호흡기 증상 발열이 없다’고 얘기했지만 아내가 공항으로 마중나올 때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오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아내가 자가용을 이용해 공항으로 왔음에도 병원으로 이동할 때는 리무진 택시를 타고 갔다”고 말했다.

A씨의 이같은 행동은 메르스 감염 가능성을 충분히 인지하고 행동했을 것이란 주장이 힘을 받고 있다. 게다가 A씨는 지난달 28일에는 설사 등 증상으로 쿠웨이트 현지 병원을 찾았으며 그는 평소 알고 지낸 삼성서울병원 의사한테 전화로 도움을 요청하기도 한 사실도 드러났다.

이어 7일 A씨는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해서도 집이 아닌 삼성서울병원으로 직행했다. 그리고 이날 밤 9시34분께, 삼성서울병원은 보건당국에 A씨를 메르스 의심 환자로 신고했다.

A씨의 7일 행동을 보면 충분히 스스로 메르스 감염 가능성을 인지하고 있었을 가능성이 제기되지만, A씨는 검역 당국에 ‘설사 증상이 있었다’고만 밝혔을 뿐 ‘기침·가래 등 호흡기 증상은 없고 약도 복용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A씨의 이같은 행적에 네티즌들도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A씨가 입국 심사 과정에서 오한 증상 등의 이유로 쿠웨이트 현지 의료기관을 방문했던 사실을 솔직하게 말했다면 피해 확산을 막을 수 있었다는 것.

네티즌들은 “진짜 이기적인 사람이다. 택시기사는 대체 무슨 죄?” “노출력을 함구하고 현지의료기관 방문 사실도 숨기고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자신의 가족만 소중하다고 생각하지 마십시오” “자신의 가족이 소중하듯 남의 가족 역시 소중합니다. 알고도 숨긴 건..이건 재앙입니다” “이게 진짜 사실이라면 엄벌에 처해야 합니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A씨가 자신과 가족만을 생각한 행위를 벌였다며 비난을 이어가고 있다.

한편 메르스 확진 환자 A씨와 접촉한 6명이 메르스 의심증상을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모두 1차 검사에서는 음성 판정을 받았으나, 감염 여부에 대한 최종 결과는 2차 검사가 모두 끝난 뒤에 나올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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