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 美와 농축 우라늄 공급망 구축한다

김형욱 기자I 2023.04.27 18:40:11

美센트루스와 원전 연료 안정 수급 MOU
SMR 위한 고순도·저농축 우라늄 확보도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미국과 원자력발전(원전)의 핵심 연료인 우라늄 공급망 안정화를 꾀한다. 특히 차세대 원자력발전(원전) 모델로 꼽히는 소형모듈원자로(SMR) 상용화에 필수적인 고순도·저농축 우라늄(HALEU) 공급망 구축도 추진한다.

황주호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오른쪽)이 지난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미국 농축 우라늄 공급 기업인 센트루스(Centrus) 다니엘 포너만(Daniel B. Poneman) 최고경영자(CEO)와 원전 연료 안정 수급 양해각서(MOU)를 맺은 후 기념촬영하고 있다. 가운데는 MOU에 임석한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사진=한수원)
한수원은 지난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한·미 첨단산업 청정에너지 파트너십에서 미국 원자력기업 센트루스(Centrus)와 원전 연료 안정 수급 양해각서(MOU)를 맺었다고 27일 밝혔다.

원전 연료인 우라늄은 호주, 캐나다 등 세계 50여개국에서 나오고 이중 20여개국이 수출 중이어서 수급 및 공급가격이 안정적이지만, 실제 원전 연료화에 필요한 농축 우라늄 공급은 극히 제한적이다. 이를 생산할 수 있는 곳이 러시아(테넥스), 영국(유렌코), 프랑스(오라노), 중국(원자력공업집단공사), 미국(센트루스) 등 몇 곳 안 되기 때문이다.

특히 전체 농축 우라늄 공급의 약 4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진 러시아가 지난해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한국을 비롯한 서방국과의 관계가 껄끄러운 상황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 역시 러시아산 농축 우라늄에 상당 부분 의존하며 자급 비율 확대를 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 원전 25기를 운영하며 전체 전력생산의 약 30%를 맡은 공기업 한수원으로선 농축 우라늄 확보 역시 원전의 지속 가능 운영을 위해선 중요한 과제다. 한수원은 지난 25일 프랑스의 농축 우라늄 생산기업인 오라노와도 상호협력 MOU를 맺은 바 있다.

한수원은 센트루스로부터 농축 우라늄을 공급받음으로써 공급사를 다변화하는 것은 물론 한·미 원자력 협력 강화에도 이바지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현 시점에선 센트루스는 러시아 테넥스와 함께 차세대 원전 SMR에 필요한 HALEU를 생산할 수 있는 유이한 기업인 만큼 SMR 보급을 추진 중인 한수원과 장기적으로도 전략적 협업이 필요한 상황이다. 한수원은 정부와 함께 오는 2028년 한국형 SMR인 혁신형 SMR(i-SMR) 표준모델을 만들어 인·허가를 마치고 해외 시장에 진출할 계획인 만큼, HALEU 확보가 필수다.

천연 우라늄은 핵분열이 쉽게 일어나는 U235 비중이 0.7%인데, 실제 원전에서 연료로 사용하려면 그 비중을 2~5%로 농축해야 한다. 특히 효율이 중요한 SMR은 이를 20%까지 높여야 한다. 프랑스 오라노도 이를 개발 중이지만 완료까지는 수년이 더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수원 관계자는 “지정학적 정세 불안과 글로벌 공급망 위기 속에 동맹국과의 (원전 연료) 공급망 협력을 강화한 중요한 성과”라며 “미래 원전(SMR)에 필요한 연료를 선점할 가능성도 높이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한수원은 같은 날 SK·SK이노베이션과 함께 미국 SMR 개발사인 테라파워와 MOU를 맺고 차세대 SMR 상용화 기술로 꼽히는 소듐고속로(SFR) 등 부문에서의 전략적 협력도 검토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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