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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얼굴 지역화폐…“상생의 시작” Vs “혈세 먹는 하마”

김정민 기자I 2020.09.23 22:00:00

[생각해 봅시다]지역화폐 양면성 두고 논란
정책적으론 지역내, 지역간 균형 확보
막대한 재정투입에도 경제적 효과 없어

[이데일리 김정민 최훈길 기자]광명시에 거주하는 김모(41)씨가 쓰는 광명사랑화폐는 충전식 플라스틱 카드다. 10만원을 충전하면 만원을 더 준다. 김씨는 주로 동네 슈퍼나 학원비 결제 등에 쓴다. 사용처가 제한돼 있는 게 불편하긴 하지만 충전금액의 10%를 더 얹어주는 점을 감안하면 감수할 만하다. 다만 사용 가능한 곳이 많지 않고 다른 지역에선 무용지물이라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김씨는 “가계에도 도움이 되고, 골목 상권 활성화라는 측면에서 고마운 제도”라면서도 “세금이 들어갈 텐데 이렇게 막 나눠줘도 되나 하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지역화폐는 두 개의 얼굴을 가지고 있는 야누스다. 한쪽 얼굴의 이름은 ‘균형발전’이고 다른 쪽은 ‘재정낭비’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발끈하게 한 조세재정연구원은 “지역화폐 발행은 지자체장의 정치적 목적 때문”이라고 했다. 지역화폐를 발행하는 지자체장의 정치적 목적은 지역내 균형과, 지역간 균형이다.

지방자치단체는 지역화폐를 발행하는 것은 주민들이 대형마트와 백화점 대신 동네 슈퍼와 시장으로 발길을 옮기게 하고, 인근 대도시 식당가에서 식사를 하고 쇼핑몰에서 물건을 사는 대신 지역내에서 소비하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다.

주민들의 소비를 지역내에 묶어두기 위해 투입되는 비용이 과도하다는 지적이 논란을 야기했다. 게다가 지역화폐가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지역간 경제장벽이 높아진 탓에 돈이 자유롭게 흐르지 못해 국가 경제 전체로는 마이너스란 지적도 나온다.

조세연은 “지역화폐의 도입은 명백하게 제로섬(zero-sum) 게임의 특성을 가지고 있다”며 “지역화폐 도입으로 지역 내 매출이 증가하는 것은 인접 지자체 소매점 매출 감소 피해를 대가로 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지역화폐를 발행할수록 해당 지역의 경기는 활성화될 수 있겠지만 국가 전체적으로 화폐 가치가 떨어지고 재정부담이 가중된다”며 “지자체장의 지역경기 활성화 목표와 국가 전체의 부담 사이에서 균형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지역화폐로 인한 국가적 부담이 커질수록 중앙정부의 규제는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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