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서연 나신평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 들어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고조되며 경기 침체가 긴 시간 동안 지속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정부의 유동성 지원 조치에도 경기 침체의 심도가 깊어질 경우 현재 재무 안정성이 취약해진 업종을 중심으로 추가 부실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또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등 경제활동 위축으로 인해 제조업 가동률 및 자영업 폐업률이 급격히 상승할 경우 소규모 자영업자(개인사업자)를 시작으로 자산 건전성이 금융위기 수준 이상으로 저하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분석했다.
이에 나신평은 2020년 상반기 영업이익 하락 폭이 전 업종 평균 영업이익 하락률(-19.3%)보다 더 크게 나타난 업종을 코로나19 취약업종으로 정의, 총 23개 업종을 취약업종으로 분류했다.
특히나 △항공운송업, △창작, 예술 및 여가관련 서비스업, △숙박업, △기타 운송장비 제조업(조선업), △소매업(자동차 제외), △자동차 및 트레일러 제조업을 포함한 총 6개 업종은 위험업종으로 꼽았다. 무엇보다 이들 업종에 대한 여신 익스포저 규모는 지방은행이 커 신용 리스크가 상승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방은행 중에서도 경남은행, 대구은행, 부산은행의 취약업종 익스포저 규모가 상대적으로 크다. 이는 주요 영업 지역의 총생산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김 연구원은 “영남권에 거점을 두고 있는 주요 제조업과 소매업이 코로나19 취약업종으로 분류됐기 때문에, 해당 은행들의 익스포저가 시중은행 및 타 지방은행 대비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취약업종 여신과 마찬가지로 경남, 대구, 부산은행을 중심으로 시중은행 평균(11.9%) 대비 지방은행(14.6%)의 코로나19 위험업종 여신의 비중이 높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원리금 상환 가능성이 가장 크게 저하될 것으로 예상되는 그룹인 코로나19 위험업종 중소기업 여신의 비중을 살펴봤을 때, 지방은행 가운데에서는 경남(16.9%), 대구(14.9%), 부산(10.8%), 광주(8.7%), 전북은행(8.7%) 순으로 익스포저 규모가 크다.
김 연구원은 “경기 회복이 지연되는 상황에서 은행들의 신용공급 규모는 상당한 시간 동안 확대될 것이며, 그 결과 위험가중 자산 증가에 따라 자본비율은 하락을 지속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이 가운데 금융위기 수준 이상의 충격을 가정할 경우 전반적인 은행들의 자본 적정성 수준이 크게 저하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코로나19 취약 및 위험업종의 자산 건전성 저하에 따른 재무 안정성 지표 하락이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난 경남은행, 대구은행, 부산은행을 중심으로 강화된 모니터링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