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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인]지방은행, 코로나19 리스크 확대…“취약업종 여신 익스포저 커”

박정수 기자I 2020.09.23 18:28:02

유동성 지원 조치에도 취약업종 부실 가능성↑
항공운송, 숙박업 등 6개 업종 위험업종으로
경남·대구·부산은행 취약 및 위험업종 익스포저 커
중소기업 익스포저 감안 시 지방은행 신용리스크 상승

[이데일리 박정수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지방은행의 신용 리스크가 상승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지방은행의 경우 사업구조상 지역 경기에 대한 노출도가 높고 특히 코로나19로 타격을 입고 있는 취약업종의 여신 익스포저가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이다.

23일 NICE신용평가(이하 나신평)는 ‘유동성 확대에 따른 실물경제와 금융회사 실적간 괴리 심화, 금융업종별 실질 건전성 수준은’이라는 주제로 온라인 세미나를 열었다.

김서연 나신평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 들어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고조되며 경기 침체가 긴 시간 동안 지속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정부의 유동성 지원 조치에도 경기 침체의 심도가 깊어질 경우 현재 재무 안정성이 취약해진 업종을 중심으로 추가 부실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또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등 경제활동 위축으로 인해 제조업 가동률 및 자영업 폐업률이 급격히 상승할 경우 소규모 자영업자(개인사업자)를 시작으로 자산 건전성이 금융위기 수준 이상으로 저하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분석했다.

이에 나신평은 2020년 상반기 영업이익 하락 폭이 전 업종 평균 영업이익 하락률(-19.3%)보다 더 크게 나타난 업종을 코로나19 취약업종으로 정의, 총 23개 업종을 취약업종으로 분류했다.

특히나 △항공운송업, △창작, 예술 및 여가관련 서비스업, △숙박업, △기타 운송장비 제조업(조선업), △소매업(자동차 제외), △자동차 및 트레일러 제조업을 포함한 총 6개 업종은 위험업종으로 꼽았다. 무엇보다 이들 업종에 대한 여신 익스포저 규모는 지방은행이 커 신용 리스크가 상승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6월 말 기준 일반은행 합산 코로나19 취약업종 여신은 약 227조원으로, 동월 말 전체 기업여신(705조원)의 32.2%에 해당한다. 이 가운데 시중은행이 191조원(시중은행 합산 기업여신의 31.7%), 지방은행이 36조원(지방은행 합산 기업여신의 34.8%)의 여신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은행 중에서도 경남은행, 대구은행, 부산은행의 취약업종 익스포저 규모가 상대적으로 크다. 이는 주요 영업 지역의 총생산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김 연구원은 “영남권에 거점을 두고 있는 주요 제조업과 소매업이 코로나19 취약업종으로 분류됐기 때문에, 해당 은행들의 익스포저가 시중은행 및 타 지방은행 대비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6월 말 기준 일반은행 합산 코로나19 위험업종 여신은 약 87조원으로, 동월 말 전체 기업여신(705조원)의 12.3%에 해당한다. 이 가운데 시중은행이 72조원(시중은행 합산 기업여신의 11.9%), 지방은행이 15조원(지방은행 합산 기업여신의 14.6%)의 여신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코로나19 취약업종 여신과 마찬가지로 경남, 대구, 부산은행을 중심으로 시중은행 평균(11.9%) 대비 지방은행(14.6%)의 코로나19 위험업종 여신의 비중이 높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원리금 상환 가능성이 가장 크게 저하될 것으로 예상되는 그룹인 코로나19 위험업종 중소기업 여신의 비중을 살펴봤을 때, 지방은행 가운데에서는 경남(16.9%), 대구(14.9%), 부산(10.8%), 광주(8.7%), 전북은행(8.7%) 순으로 익스포저 규모가 크다.

김 연구원은 “경기 회복이 지연되는 상황에서 은행들의 신용공급 규모는 상당한 시간 동안 확대될 것이며, 그 결과 위험가중 자산 증가에 따라 자본비율은 하락을 지속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이 가운데 금융위기 수준 이상의 충격을 가정할 경우 전반적인 은행들의 자본 적정성 수준이 크게 저하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코로나19 취약 및 위험업종의 자산 건전성 저하에 따른 재무 안정성 지표 하락이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난 경남은행, 대구은행, 부산은행을 중심으로 강화된 모니터링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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