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은 3일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온라인 기자 간담회를 통해 “HDC현산은 지난해 말 인수계약 전 이미 7주간 엄밀한 실사를 했다”며 “상황 변화가 있다면 이 부분 점검을 하면 되는데, 다시 실사를 하겠다는 이유가 무엇인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최대현 산업은행 부행장 역시 “통상적인 인수합병 계약에서 이런 수준의 재실사는 없다. 기본적으로 수용할 수 없다”면서 “인수가 전제된다면 영업환경이나 재무구조 개선 등을 전제로 제한된 범위에서 논의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채권단이 HDC현산의 12주간 재실사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힌 셈이다.
향후 HDC현산이 재실사 거부를 명목으로 계약을 파기할 가능성도 거론되지만 채권단은 ‘노딜(No Deal)’까지 감내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HDC현산은 지난해 12월 금호산업과 총 2조5000억원에 아시아나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다.
채권단은 매각 무산에 대비한 이른바 ‘플랜B’를 준비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경영 정상화를 위한 유동성 지원과 영구채 출자전환을 통한 채권단 경영관리 등이다. 최 부행장은 아시아나 재매각과 관련해 “다른 대기업에도 (매각 가능성을) 열어놓고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채권단은 HDC현산이 확실한 인수의지를 보이지 않는다면 이달 12일 계약해지를 통보할 수 있다고 밝혔다. HDC현산에 늦어도 11일까지는 아시아나 인수와 포기 중 한가지를 반드시 선택하라는 최후통첩으로 해석된다.
HDC현산이 당장 아시아나 인수와 관련된 달라진 입장을 보일 가능성은 높지 않다. HDC현산은 이날 구체적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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