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 흥행' 카카오뱅크…상장 이후가 걱정

김겨레 기자I 2021.07.27 17:57:54

27일 카카오뱅크 장외가격 사상 최저가
고평가 논란에 카뱅 지분 보유 기업도 약세
플랫폼 기반 비이자수익 확대해야 거품논란 불식
주담대·기업대출 '100% 비대면'도 과제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카카오뱅크가 공모주 청약 흥행에는 성공했지만 증권가에선 의심 섞인 눈초리가 여전하다. 기업가치 고평가 논란을 극복하기 위해선 카카오뱅크가 플랫폼 사업자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줘야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장외 주식 거래 사이트 38커뮤니케이션에 따르면 27일 카카오뱅크의 장외가격은 5만6500원으로 사상 최저가를 기록했다. 카카오뱅크 장외 주식 가격은 최근 한 달간 30% 이상 하락했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카카오뱅크 지분 보유를 이유로 주가가 올랐던 기업도 약세다. 카카오뱅크 지분 1.39%를 보유하고 있는 예스24는 이날 11.67% 하락한 1만5900원에 마감했다. 자회사 한국밸류자산운용과 함께 카카오뱅크 지분 31.62%를 가지고 있는 한국금융지주도 이날 5.81% 하락한 9만8900원까지 떨어졌다. 카카오뱅크의 기업가치가 고평가됐다는 증권가 분석이 잇따르자 투자 심리가 얼어붙은 것으로 풀이된다.

잇단 고평가 논란에 카카오뱅크가 상장 직후 ‘따상(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로 형성된 뒤 상한가)’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공모가 3만9000원인 카카오뱅크가 ‘따상’에 성공하면 10만1400원까지 치솟는다. 하지만 BNK투자증권은 전날 카카오뱅크에 대한 매도 보고서를 내놓으며 목표 주가를 공모가보다 38% 낮은 2만4000원으로 제시했다. ‘따상’은 커녕 주가가 반토막날 것이라는 예상이다. 메리츠증권과 유안타증권도 앞서 카카오뱅크 기업가치가 공모가 기준 카카오뱅크 시총인 18조5000억원보다 낮다고 평가했다.

증권가에서 카카오뱅크 기업가치가 부풀려졌다고 보는 것은 비교 기업 산정이 적절하지 않은데다 카카오뱅크도 결국 금융 당국의 규제를 받아 기존 은행과 크게 차별화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현재 카카오뱅크의 수익구조는 예대마진 중심으로, 시중은행과 대동소이하다. 고평가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선 카카오 플랫폼을 활용해 펀드, 보험(방카슈랑스), 자산관리 등 사업 영역을 넓혀 비이자이익을 확대해야 한다.

기업금융과 주택담보대출 역시 과제다. 시중은행은 발로 뛰는 ‘현장 영업’을 벌여 기업대출을 확보해왔으나 카카오뱅크는 영업점이 없어 쉽지 않은 환경이다.

주택담보대출은 대출 잔액 면에서 가계 대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지만 규제가 까다로운데다 제출 서류가 많아 ‘100% 비대면’이 가능할지 의문이 따른다. 최근에는 전월세대출 심사 지연 문제로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다만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최근 청년 전월세대출 한도가 늘어나며 한시적으로 심사가 몰렸다”며 “비대면이라는 특성 때문에 지연된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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