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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내나 했더니"…아마존·스타벅스 노조, 세력확장 '제동'

고준혁 기자I 2022.05.03 17:50:41

아마존 두 번째 노조, 반대 62%로 설립 무산
스타벅스 노조, 결성 방해 혐의로 CEO 고소

[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아마존과 스타벅스 노동조합이 세력을 넓히는 과정에서 저항에 부딪히고 있다. 노조 설립 투표가 부결되거나 사측이 노조 결성에 반대하고 나서면서다.
(사진=AFP)
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노동관계위원회(NLRB)를 인용해 뉴욕 스테이튼아일랜드 아마존 물류창고 ‘LDJ5’에서 치른 노조 결성 투표에서 직원 62%가 반대표를 던져 노조 설립이 무산됐다고 밝혔다. 반대표는 618표에 달했고 찬성은 380표에 그쳤다.

이에 따라 아마존 창고의 두 번째 노조 결성이 좌절됐다. 앞서 스테이튼아일랜드의 또 다른 창고인 ‘JFK8’에서는 지난달 노조 결성 투표가 통과돼 아마존 최초의 노조가 탄생했다.

사측과 노조 결성을 희망한 직원들의 표정은 엇갈렸다. 아마존 대변인은 “LDJ5에 있는 우리 직원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어서 기쁘다”며 “우리는 직원들의 하루가 더 나아지도록 애쓰고 있다. 앞으로도 같이 일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반면 뉴욕 등에서 아마존 노조 결성을 추진하는 ‘아마존 노동조합’(ALU) 측은 LDJ5에서의 노조 결성 활동을 계속할 것임을 강조했다.

아마존 사측이 노조 결성을 적극 저지하고 있어 아마존 노동조합이 노조 확장에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아마존은 첫 번째 창고 노조 투표에 이의를 제기한 상태다. 뉴저지의 한 아마존 창고에서는 노조 결성에 반대하는 직원들이 그룹을 만들어 NLRB에 투표 청원을 철회시키기도 했다.
(사진=AFP)
아마존보다 먼저 노조 결성을 추진해 이날까지 총 42개 매장에서 노조 설립 투표가 통과된 스타벅스도 확장이 지속될 지는 불투명하다. 무노조 경영을 추구하는 하워드 슐츠 스타벅스 명예회장이 지난달 4일 CEO로 복귀하면서 장애물을 만났기 때문이다.

슐츠는 4월14일 비노조 직원에 대해서만 보상을 확대하겠다고 밝히며 노조 힘 빼기에 나서고 있다. 그는 전 직원에 공지되는 글을 통해 “노조는 스타벅스가 해나가야 할 것들을 저지하려들 것”이라며 노골적으로 반감을 드러냈다.

스타벅스노동자연합(SWU)도 물러서지 않겠다고 발표해 사측과 노조간 갈등은 격화하는 모양새다. 이들은 이날 노조 결성을 시도한 직원을 해고하는 등 혐의로 슐츠를 고소했다.

한편 백악관은 이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아마존과 스타벅스의 노조를 만날 계획이 있다는 워싱턴포스트(WP) 보도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내놨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노조와 대통령의 만남에 대해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면서도 “우리는 노조와 정기적으로 연락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노동자라면 누구나 노조에 가입할 권리와 단체교섭권을 옹호해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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