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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전쟁은 美침략' 시진핑 발언 논란…강경화 "中에 입장 전달"(종합)

정다슬 기자I 2020.10.26 17:26:38

'70년 한미동맹' 이수혁 주미대사 발언에 "조치 필요"
재외공관 성추행·甲질 사건에 "리더십 한계 느낀다"
유승준 입국 문제에 대해 "앞으로도 비자 발급 허용않을 것"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여야 의원들이 ‘6·25전쟁을 미국 제국주의 침략’으로 규정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연설을 비판하면서 외교부에 단호한 조치를 주문했다.

26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열린 외교부 종합감사에서 여야 의원들은 시 주석의 연설에 대해 외교부가 적극적인 항의 등을 전달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우리나라에서 흔히 6·25전쟁이나 한국전쟁이라고 부르는 역사를, 중국은 ‘항미원조’(抗美援朝·미국에 맞서 북한을 도움)이라고 지칭한다. 앞서 항미원조 참전 70주년을 맞아 23일 오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기념행사에서 시 주석은 “중국군의 참전으로 제국주의 침략과 확전을 억제했다”면서 “중국의 항미원조는 아시아는 물론 전 세계에 신중국 대국의 지위를 과시한 전쟁이었다”고 자평했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당일 아무런 입장을 내지 않다가 다음날인 24일 “북한의 남침이라는 역사적 사실과 배치된다”는 입장을 구두로 내놓았다. 이를 놓고 외교부가 중국의 역사 왜곡에 대해 지나치게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강 장관은 “한국전쟁은 북한의 남침으로 발발했다고 과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도 명시된 부인할 수 없는 역사적 사실”이라면서 “이같은 입장을 분명히 전달하고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이날 국감에서는 북한과 중국은 ‘혈맹’ 관계를 강조하는 상황에서 한미 양국은 엇박자를 내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박진 국민의힘 의원은 미국 국무부 대변인이 미국 정부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중국의 입장을 반박한 것을 놓고 “침략의 피해자인 우리는 침묵하고 동맹국은 단호히 대응한다”며 “한미동맹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겠느냐”고 비판했다.

외통위 야당 간사인 김석기 국민의힘 의원은 이수혁 주미대사의 발언을 문제 삼았다. 이 대사는 지난 12일 주미대사관 화상 국정감사에서 “70년 전에 한국이 미국을 선택했기 때문에 앞으로도 70년간 미국을 선택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강 장관은 이 대사의 발언에 “일부 표현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생각한다”며 “모종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국감에서 강 장관은 최근 외교부는 잇따른 성비위·갑(甲)질 사건과 관련, “남성 위주의 폐쇄적인 외교부가 탈바꿈하는 과정”이라고 평하면서도 “제 리더십이 한계에 도달했다고 국민과 대통령이 평가하시면 그에 맞는 합당한 결정을 해주실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병역 기피로 국내 입국이 제한된 가수 유승준 씨의 입국 문제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비자 발급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의 외교부, 한국국제협력단, 한국국제교류재단, 재외동포재단 등 산하기관에 대한 종합감사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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