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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 원전 입찰 한수원·佛 EDF 2파전 ‘압축’…美웨스팅하우스 탈락

김형욱 기자I 2024.02.01 23:37:28

체코 정부, 2곳에 원전 1→4기 확대 입찰 요청
이르면 올 6월께 사업자 확정…한수원엔 호재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체코가 추진 중인 신규 원자력발전소(원전) 건설 프로젝트를 맡을 사업자를 결정하는 입찰이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과 프랑스전력공사(EDF) 2곳으로 압축됐다. 3파전에서 미국계 웨스팅하우스가 탈락했다.

체코 두코바니 원자력발전소. (사진=CEZ Group)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로이터와 AP, APF통신 등 현지 언론보도에 따르면 체코 정부는 이날 한수원과 EDF 2곳에 당초 1기에서 4기로 늘린 수정 입찰서를 요청한다고 발표했다. 체코 정부는 지난해 한수원과 EDF, 웨스팅하우스 3곳에 원전 1기 건설 사업 입찰을 요청했고 이들 3곳이 제안서를 낸 바 있다. 체코 정부는 그러나 이날 웨스팅하우스가 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탈락했다며 이 같이 밝혔다.

한수원으로선 호재다. 수주 확률이 3분의 1에서 2분의 1로 줄어든 것은 물론 입찰 물량도 4배로 늘어날 가능성이 생겼기 때문이다. 페트르 피알라 체코 총리는 현지 언론을 통해 “입찰 발표 후 에너지 시장 상황이 바뀌어 신규 원전 1기로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게 됐다”며 “새 입찰을 토대로 더 많은 원전을 건설할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더욱이 이번에 탈락한 웨스팅하우스는 한수원이 자사 원천기술을 도용했다며 자국 정부에 한수원의 독자 수출을 막아달라는 소송을 내는 등 발목을 잡아 왔다. 미국 법원은 이 문제를 제기할 주체는 웨스팅하우스가 아닌 미국 행정부라며 소를 각하했으나, 국가 차원의 대규모 장기 사업이라는 걸 고려하면 법적 분쟁 자체가 수주전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 그러나 웨스팅하우스가 수주전에서 중도 탈락하며 법적 분쟁이 이번 수주전에 끼칠 영향도 제한적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체코 정부는 올 5월 말 수정 입찰서에 대한 평가를 마치고 6월께 사업자를 확정할 계획이라고 외신은 전했다. 다만, 이번에 추가된 원전 3기에 대해선 결정이 차후 내려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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