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있답니다”…수출 中企 살린 해상운송 지원사업

김호준 기자I 2020.11.24 17:05:10

'해상운송 지원사업'에 숨통 튼 中企
"지원사업으로 납기지연 위기 넘겨"
수출 중소기업 199개사 신청
1~3차 선적 마감…다음 달 11일까지 접수

지난 13일 부산항 신항 부두에 접안한 컨테이너선에서 분주하게 화물을 선적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호준 기자] “이런 지원사업을 어떻게 생각했는지…중기부와 중진공을 다시 봤습니다.”

농업용 기자재를 수출하는 중소기업 케이엠디엔지니어링은 최근 미국으로 물건을 보낼 배를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굴렀다. 전 세계적으로 해상운송 수요가 늘면서 운임은 연초 대비 두 배 이상 치솟았고, 대기업 물건에 밀려 선적 공간도 구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지난달부터 배를 구하려고 여러 포워딩(복합운송주선업) 업체와 접촉하며 사방으로 문의했지만, 돌아온 건 “배가 없다”는 대답뿐이었다.

이 회사 대표를 맡다가 지금은 연구개발과 물류를 전담하는 김석수 연구소장은 “30년 동안 수출 업무를 해왔지만 요즘처럼 배를 구하기 어려웠던 적은 없었다”며 “미국의 경우 12월 말까지 배를 구하기 어렵다는 소식을 듣고 크게 당황했다”고 말했다.

납기 지연으로 사업 차질을 빚을 뻔한 케이엠디엔지니어링을 구한 건 중소벤처기업부와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 지난달 말부터 시작한 ‘해상운송 지원사업’이었다. 우연히 인터넷을 통해 지원사업을 알게 된 김 소장이 중진공을 통해 선적물량을 접수했고, 지금은 미국으로 보낼 2TEU(20피트 컨테이너) 분량 제품 선적을 준비하고 있다.

김 소장은 “수출 기업이 납기가 밀리면 비즈니스 자체가 막혀 타격이 크다”며 “앞으로도 수출 중소기업을 위한 지원사업이 더욱 많았으면 한다”고 중기부와 중진공에 감사를 표시했다.

중기부와 중진공, 국적선사가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는 ‘수출 중소기업 해상운송 지원사업’이 물류 애로를 겪는 국내 기업에 ‘단비’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최근 폭등한 해상운임과 선적 공간 부족으로 수출에 차질을 빚던 중소기업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24일 중진공에 따르면 해상운송 지원사업에 신청한 수출 중소기업은 총 199개사로 집계됐다. 국적선사인 HMM은 중기부와 중진공으로부터 선적 공간 부족으로 물류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에게 매주(총 6회) 350TEU 규모 물량 선적을 지원하고 있다. 현재 1~3회차 선적물량은 마감된 상태로, 중진공과 HMM은 오는 12월 11일까지 선적물량을 접수한다.

미국에 마스크팩을 수출하는 화장품 업체 B사 역시 해상운송 지원사업으로 숨통을 텄다. 크리스마스 등 소비재 수요가 높아지는 연말까지 제품을 협력사에 보내야 했지만, 수출할 배가 없어서 한 달째 손을 놓고 있던 상황이었다.

B사 관계자는 “해상운임이 급격하게 오른 데다가, 그나마 배를 구한다고 하더라도 언제 물건이 나갈지 몰라 걱정이 컸다”며 “이번 지원사업으로 연말 전 제품을 보낼 수 있게 돼 큰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중기부와 중진공은 해상운송 차질 장기화에 대비해 지속적으로 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중기부와 중진공은 HMM이 준비 중인 특별선박과 연계해 공동물류예산을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중진공 관계자는 “신속하게 해상운송 지원체계를 정비해 연말 소비 시즌을 앞둔 우리 수출기업의 화물 운송 차질 및 수출 애로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왼쪽 두번째)이 지난달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중소벤처기업부, 해양수산부 수출 중소기업 국적 해운선사간 상생협력 해상수출 관계기관 업무협약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중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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