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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 걱정에 가족 안 만나고 '혼추'…'비접촉' 추석 원년

공지유 기자I 2020.09.28 16:34:48

직장인들 추석 연휴 기간에도 모임 자제하고 '집콕'
"감염되면 하반기 날아가"…고향 못가는 취준생 多

[이데일리 공지유 기자] “국가 위기상황인데 민족 대명절이어도 모임은 자제해야죠.”

귀성객이 한 번에 대규모로 이동하는 추석 연휴 기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올해 추석에는 친척들을 만나지 않고 연휴를 보내겠다는 분위기가 만들어지는 추세다. 가족모임에 참석하는 대신 국내로 떠나는 ‘추캉스’ 역시 자제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코로나19 여파로 채용시장이 얼어붙은 상황에서 부모님을 보러 가는 대신 하반기 남은 채용에 매진하겠다는 취준생들도 늘고 있다. 이들은 연휴 기간 확진자가 늘어 채용 일정에 지장이 생길까 우려하며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추석 연휴를 이틀 앞둔 28일 오전 서울역이 한산하다. (사진=연합뉴스)
“올 추석은 ‘추캉스’도 안 가”…연휴 모임 자제 분위기

잡코리아와 알바몬이 지난 8일 직장인 855명을 대상으로 추석 연휴 계획을 설문조사한 결과 전체 응답자 중 30.8%가 이번 추석에 여행이나 외출을 삼가고 집 밖으로 나가지 않을 것이라고 대답했다. 연휴 동안 여행을 다녀오겠다고 답한 응답자는 전체의 5.1%밖에 되지 않았다.

경상남도 거창군에서 공무원으로 근무하는 30대 A씨는 “주민들이 아직 서울을 ‘코로나 위험지역’이라고 인식해 가족들이 있는 서울에 가기가 어렵다”며 “대중교통 이용 시 감염 우려도 있어 추석에는 가족들 없이 혼자 연휴를 보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울 한 공공기관에서 근무하는 정모(28)씨는 “추석 때 이동하는 게 다른 사람들에게 민폐인 거 같아 부모님을 만나러 가지 않고 집에만 있을 것”이라며 “본가에서도 아쉬워하지만 시국이 시국인 만큼 다들 이해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연휴마다 가족모임 대신 국내여행을 다닌 김모(27)씨는 이번 연휴에는 여행도 포기하고 ‘집콕’ 예정이다. 김씨는 “아직 코로나가 끝난 게 아닌데 밖에서 감염돼 회사와 주변에 피해를 끼칠까 무섭다”며 “여행을 못 다닌지 반년이 넘어 우울하긴 하지만 참아야할 때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확진자 늘어 시험 취소될까”…연휴에도 고향 못 가는 취준생들

취준생들도 추석 연휴 기간 가족모임에 가지 않고 취업 준비에 열중하겠다는 반응이다. 기존 취준생들이 취업 전 친척들과 만나는 게 불편해 모임에 참석하지 않는 경향을 보였다면, 올해는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얼어붙은 채용 상황에 대한 우려가 가장 큰 이유로 나타났다.

구인·구직플랫폼 사람인이 지난 22일 구직자 226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 중 62.2%가 추석 연휴에도 쉬지 않고 구직활동을 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이들 중 절반(52.6%)은 ‘구직 활동을 이유로 명절 가족 모임에도 불참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연휴에도 구직활동을 하려는 이유로는 ‘코로나19로 채용이 줄어 하나라도 놓칠 수 없어서’라는 응답이 64.6%로 가장 높았다.

취준생 조모(30)씨는 “올해 초 어학연수를 가려고 했는데 코로나로 취소되며 취업 계획이 전부 틀어졌다”며 “결국 다른 쪽으로 취업을 준비하게 됐는데 시험 하나라도 잘 보려고 연휴에도 친척들을 만나지 않고 공부할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이들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채용 공고가 줄어든 상황에서 연휴 기간 확진자가 증가해 채용 시험 등 일정이 연기되거나 취소될까 두렵다고 입을 모았다. 조씨는 “사람을 한 자릿수로 뽑는 직종에 지원하는데 코로나 때문에 안 그래도 좁은 문이 더 좁아질까 무섭다”고 토로했다.

특수교육 임용고시를 준비하는 김모(28)씨는 “코로나 때문에 당장 하반기 시험에서 떨어지면 다음 해엔 몇 명을 뽑을지도 모르는 상황”이라며 “항상 연휴 이후에 확진자가 급증했는데 제발 방역수칙을 잘 지켜 채용시장도 제자리를 찾았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코로나19`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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