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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보선 D-7…여론조사로 본 서울·부산 판세는?

박태진 기자I 2021.03.31 17:18:26

오세훈·박형준 지지율 우세…與 후보와 격차 벌려
개별 의혹보다 `정권 심판론` 힘 받아…'분노 투표' 등장
LH사태 전부터 불신 누적…文정권에 회초리 들어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4·7 재보궐 선거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서울시장과 부산시장을 선출하는 두 지역의 판세가 주목받고 있다. 두 지역 모두 최근 여론조사에서 야당 후보가 앞서면서 ‘정권심판론’이 꾸준히 힘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리얼미터가 TBS와 YTN의 공동 의뢰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오세훈(오른쪽)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의 지지율이 55.8%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32.0%)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 후보가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자 초청 토론회에서 인사하고 있다.(사진=뉴시스)
吳 55.8% vs 朴 32.0% …23.8%p차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TBS와 YTN의 공동 의뢰로 지난 29일부터 30일까지, 서울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1039명을 대상으로 누구에게 투표할지 물었더니, 오 후보는 55.8%, 박영선 후보는 32.0%의 지지를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두 후보 간 격차는 오차범위 밖인 23.8%포인트다.

지난 3차 조사(3월 22~23일 실시)와 비교하면 박영선 후보는 2.8%포인트, 오세훈 후보는 6.9%포인트가 올랐는데, 오 후보의 상승폭이 더 두드러졌다.

오 후보는 모든 연령대에서 우위를 보였다. 특히 여권 지지성향이 강한 40대에서도 박 후보(44.2%)는 3차 조사 대비 9.1%포인트가 빠진 반면, 오 후보(48.7%)는 16.4%포인트가 올랐다.

이념 성향별로는 보수층의 82.9%가 오 후보를, 진보층의 69.8%는 박 후보를 지지했다. 중도층의 경우 오 후보(60.5%)가 박 후보(25.8%)를 두 배 이상의 차이로 앞질렀고, 무당층도 절반이 넘는 52.3%가 오 후보를 지지했다.

본 투표일(7일)까지 지지후보가 바뀔 가능성에 대해서는 ‘계속 지지할 것’이라는 대답이 86.5%로 압도적으로 높았고, ‘바뀔 가능성도 있다’는 응답은 12.3%에 그쳤다.

또 당선 가능성에 대해서는 오 후보(62.1%)가 박영선 후보(28.2%)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이번 선거에 투표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투표하겠다’는 응답이 94.8%로 압도적이었으며, ‘투표하지 않겠다’는 응답은 4.9%에 그쳤다. 재보궐 선거의 의미에 대해서는 ‘국정안정론’(34.0%)보다 ‘정권심판론’(55.2%)이 우세했다.

이번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포인트, 응답률은 14.9%다.

리얼미터가 부산일보와 YTN의 의뢰로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일주일 앞두고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박형준(오른쪽) 국민의힘 후보의 지지율은 51.1%, 김영춘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지지율은 32.1%로 나타났다. 31일 부산진구 소재 CBS 부산방송국에서 열린 4·7 부산시장 보궐선거 라디오토론회에서 두 후보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박형준 51.1% vs 김영춘 32.1%

부산시장 보궐선거전에서도 박형준 국민의힘 후보가 김영춘 민주당 후보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미터가 부산일보와 YTN의 의뢰로 지난 28일부터 29일까지, 부산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1012명을 대상으로 누구에게 투표할지 물었더니, 박형준 후보는 51.1%, 김영춘 후보는 32.1%의 지지를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두 후보 간 격차는 오차범위 밖인 19.0%포인트로 앞선 조사보다 더 벌어졌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응답률은 9.4%다.

박형준 후보는 60세 이상과 보수층, 가정주부, 자영업, 무직 등에서 높은 지지를 받았다.

부산시민들 또한 지지후보가 바뀔 가능성에 대해서는 ‘계속 지지할 것’이라는 대답이 83.1%로 높았고, ‘바뀔 가능성도 있다’는 응답은 15.4%에 그쳤다.

당선 가능성에 대해서는 박형준 후보(60.6%)가 김영춘 후보(26.2%)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부산시장 보궐선거의 의미에 대해서도 국정안정론(37.9%)보다 정권심판론(52.3%)이 우세했다. 이상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나 리얼미터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최근 야권 후보들의 부동산 의혹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음에도 지지율에서 여권 후보를 앞서는 것은 정권심판론이 더 힘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연말 시작한 양 지역 조사부터 줄곧 50%를 넘게 정권심판론 기류가 강하게 유지되고 있는 것은 최근 발생한 한국토지주택공사(LH) 투기 의혹 사태 뿐 아니라 그 이전부터 누적되어온 현 정권의 불신 때문이라는 것이다. 문재인 정권에 회초리를 들겠다는 것이다.

배철호 리얼미터 수석전문위원은 “오세훈, 박형준 두 후보에 대한 부동산 의혹이 거세게 제기됐음에도 불구하고 지지율 격차가 두 곳 모두 지난 조사대비 더 벌어졌다는 것은 이번 선거에 정권심판론 정서가 여전히 강하게 작동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분노투표란 말까지 등장했다”고 말했다.

그는 “개인의 흠결과 도덕성을 논하기 이전에 기성권력의 심판론이 더 세게 작동하고 있기 때문에 사전투표 이틀을 앞둔 지금까지도 (정권심판론이) 50% 초중반에 나타나고 있다”며 “여기에 야권이 큰 잡음 없이 후보단일화를 마쳤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단일화 이후에도 무난히 활동을 하고 있다는 점도 확장성, 지지율 의미에서 야권에 플러스 알파가 된 요인으로 분석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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