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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국민의힘 종로 전략공천, 김종인 카드라면?

송주오 기자I 2022.02.10 16:48:01

원희룡·최재형·나경원 하마평 속 김종인 카드 주장 나와
김종인, 與野 영입경쟁에 여전한 정치권 영향력
이슈선점 탁월…거물급 선호하는 유권자 성향도 적합
현실성은 낮아…金 "누가되도 앞날 암울" 직격

[이데일리 송주오 기자] “서울 종로에 김종인 전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을 내보내는 게 어떤가”.

김종인 전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이 10일 오후 서울 마포구 다리소극장에서 열린 자신의 저서 ‘왜 대통령은 실패하는가’ 출간 기념 청년포럼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국회사진취재단)
최근 기자와 만난 국민의힘의 A 의원은 ‘서울 종로에 전략공천으로 누가 유력하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예상을 벗어난 답변이었다. 하마평에 오른 원희룡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정책본부장이나 최재형 전 감사원장, 나경원 전 원내대표 중 한 명을 기대했던 그의 입에서는 이들 중 누구도 거론하지 않았다.

김 전 위원장은 여전히 정치권의 핫 인물이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결별한 이후 여야가 김 전 위원장을 두고 전쟁을 벌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김 전 위원장을 영입하기 위해, 국민의힘은 빼앗기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김 전 위원장은 자연스레 정치권의 중심에 있다.

A 의원이 김 전 위원장을 전략공천하자고 한 배경도 이 때문이다. 여의도의 ‘차르’로 불릴 만큼 영향력을 발휘하는 김 전 위원장을 여당에 빼앗기면 대선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계산도 바탕에 흐르고 있다.

김 전 위원장을 전략공천하면 여러 효과를 거둘 수 있다. ‘킹메이커’ 이미지가 강한 김 전 위원장이 지역구에 도전하는 것 자체로 단숨에 모든 시선을 야당에 집중시킬 수 있다. 특히 김 전 위원장은 오랜 시간에 종로에 근거지를 두고 활동해 온 만큼 종로를 대표하는 인물로 지역 유권자를 설득하는 것도 수월하다. 종로는 ‘정치 1번지’란 상징성 만큼 유권자들도 거물급 인사가 아니면 거들떠도 보지 않은 것으로 유명하다. 김 전 위원장은 모든 조건을 충족하는 인물인 셈이다.

더불어 정치 초년생 윤석열 대선 후보를 보완할 수 있는 러닝메이트로 손색이 없다는 점이다. 정가에서는 김 전 위원장의 이슈 선점 능력을 높이 평가한다. A 의원도 “김 전 위원장이 종로에 출마한다면 민주당과의 프레임 경쟁에서도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총선 때 코로나19 시대를 대비한 긴급재정명령권 논란도 김 전 위원장의 발언에서 시작됐다. 이슈를 선점함으로써 선거를 유리한 구도로 끌고 가는 데 탁월하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윤 후보의 대선도 긍정적 영향을 받을 것이란 구상이다.

다만 김 전 위원장의 카드 현실성이 낮다는 게 중론이다. 우선 윤 후보와의 앙금이 해결되지 않았다. 올해 초 윤 후보가 선거대책위원회를 해체하면서 김 전 위원장을 해촉했다. 결별한 이후 두 사람 사이에 전화 연략은 몇 차례 오갔지만 만남은 없었다.

전날 윤 후보가 김근식 경남대 교수의 출판 기념회에 참석해 김 전 위원장과 만남 가능성이 대두됐다. 김 교수가 김 전 위원장의 측근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 전 위원장이 불참하면서 만남은 불발됐다. 이튿날인 10일에도 만남은 이뤄지지 않았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출판기념회를 개최했다. 같은 시각 윤 후보는 다른 행사에 참석하면서 만남이 불발됐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출판기념회에서 “어차피 양당 대선 후보 가운데 한 명이 대통령이 되겠지만, 누가 되더라도 나라의 앞날은 암울하다”며 “특히 이번 대선은 모조리 최악 중의 최악인, 차악 조차 없는 선거라고 하더라”고 이재명 민주당 후보와 윤 후보를 직격했다.

한편, 국민의힘 종로 당원 50여명은 이날 전략공천에 반대하며 서울 여의도 당사에 마련된 윤 후보 선거캠프를 항의방문 했다. 이들은 정문헌 종로 당협위원장의 공천을 요구하며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집단 탈당하겠다고 당을 압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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