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품 받고 계약서 썼다…靑'랜선초청' 국가계약법 위반(종합)

정다슬 기자I 2020.09.17 16:49:25

대통령비서실 "일정 너무 촉박해 위반…재발방지 조치"
국가균형발전위원회 350여명 위원 위촉하고도 1차례도 회의 안 열어
탁현민 측근 특혜 의혹, 이번 감사 대상에 포함 안돼

‘청와대 랜선 특별초청’ 영상 캡처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게임 ‘마인크래프트’를 활용해 가상의 청와대 초청행사를 해 큰 화제를 모았던 지난 5월 5일 청와대 어린이날 동영상이 국가계약법을 위반한 것으로 나타났다. 청와대는 위반사실을 인정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했다.

감사원은 17일 대통령비서실 등에 대한 기관 정기감사를 실시한 결과, 용역계약의 업무 처리 과정에서 부적정한 점이 확인돼 ‘주의요구’를 내렸다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견적서를 받고 계약서를 쓴 후 납품을 받는데, 이번 계약의 경우 납품을 먼저 받고 사후 계약을 체결했다는 것이다. 국가계약법 제11조는 각 중앙관서의 장 또는 계약담당공무원 계약을 체결할 때 계약의 목적, 계약금액, 이행기간, 계약보증금, 위험부담 등을 명백히 기재한 계약서를 작성해 그 담당공무원과 계약상대자가 계약서에 기명·날인 또는 서명함으로써 계약이 확정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대통령비서실 디지털소통센터는 지난 4월 24일 샌드박스에 발주하면서 계약 담당부서에 계약 체결을 요청하는 등 필요한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


계약체결은 대통령비서실이 최종 성과품 납품이 완료된 5월 4월이 돼서야 이뤄졌다. 샌드박스를 포함한 2개 업체로부터 견적서를 제출(4월 30일)받고 5월 1일 계약 담당 부서에 계약체결 요청을 하는 등 절차에 시간이 걸렸기 때문이다.

이미 샌드박스에 발주하고서도 다른 회사로부터 견적서를 받은 것은 수의계약을 체결하고자 할 때 2인 이상으로부터 견적서를 받으라는 국가계약법을 뒤늦게 지키기 위해서로 보인다.

대통령비서실은 2020년 어린이날 행사를 기존 청와대 초청 방식에서 온라인 동영상 제작·배포 방식으로 변경하는 최종의사결정이 어린이날에 임박해 확정되면서 촉박했던 일정 속에 행정처리가 미흡했다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매년 어린이날마다 어린이들을 청와대에 초청하는 행사를 해왔다. 그러나 올해는 코로나19 상황으로 대면초청이 여의치 않자 비대면 방식으로 행사를 진행하기 위해 이번 동영상을 제작했다. 해당 행사를 준비한 강정수 디지털소통센터장은 앞서 “30명 인원이 일주일간 달려들어 밤을 새우면서 수작업으로 만들었다”며 당시 행사 준비 과정이 매우 촉박했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해당 동영상은 조회 수가 100만회를 넘는 등 큰 화제를 몰았다.

감사원은 “대통령비서실은 용역을 수행할 후보 업체 조사와 가격 시담을 통한 견적 금액의 적정성 등에 대한 사전 검토도 하지 못하고 사후계약을 체결해 국가계약법 제11조를 위반하는 등 계약질서를 어지럽혔다”며 앞으로는 규정 준수를 당부했다. 대통령비서실은 재발 방지를 위해 교육을 실시하는 등 조치하겠다는 의견을 감사원에 제시했다.

이외에도 이번 감사에서는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가 지역의 목소리,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 정책에 반영한다는 취지로 국민소통특별위원회를 발족해 두 차례에 걸쳐 350여명에 달하는 특별위원을 위촉했지만, 한 차례도 회의를 열지 않은 것, 대통령 경호처 직원 4명이 소속 부서장의 결재나 별도 근무상황 기록 없이 외부 강의에 나간 사실도 밝혀졌다.

한편 청와대가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의 측근이 운영하는 기획사 ‘노바운더리’와 맺은 수의계약은 감사 대상에서 제외됐다. 2017년과 2018년에 맺은 계약 두 건은 이번 감사대상(2019년~2020년)에 포함되지 않았다. 나머지 1건은 기간 상으로는 감사 대상에 포함되지만 계약금액 등 기준에 미달되면서 대상에서 제외됐다고 감사원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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