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틀맨' 주호영 "예의는 갖추되 항의 표시는 잊지 말라"

권오석 기자I 2020.07.16 16:17:25

16일 국회 개원식 전 통합당 의원들에 문자 보내
"항의 표시로 검정 마스크와 규탄리본 착용하라" 당부
"대통령 입퇴장시 기립 등 의전적 예우 갖추는 게 옳아"

[이데일리 권오석 박태진 기자]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국회 개원식 연설을 하는 문재인 대통령을 향한 예의는 지키되 항의 표시는 잊지 말라며 의원들에 당부했다.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 이종배 정책위의장, 김성원 원내수석부대표가 16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21대 국회 개원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입장하는 동안 박수치고 있다. 다른 통합당 의원은 박수 없이 일어서서 문 대통령의 입장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주 원내대표는 16일 개원식에 앞서 통합당 의원들에게 “대통령 입·퇴장시 의회독재와 총체적 실정에 대한 항의 표시로 검은색 마스크와 규탄리본을 착용하라”면서 “다만 대통령 입·퇴장시 기립 및 박수 등 의전적 예우를 갖추는 것이 옳다는 것이 원내지도부 의견이니 참고해달라”는 문자를 보냈다.

실제로 통합당 의원들은 국회 본회의장을 찾은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모두 기립은 했다. 그러나 개원식 종료 후 본회의장을 떠날 때, 통합당 의원들은 기립만 하고 박수는 치지 않았다. 통합당 의원들의 왼쪽 옷깃에는 ‘민주당 갑질 민주주의 붕괴 규탄’이라고 적힌 규탄 리본이 달려 있었고, 항의의 뜻인 검정색 마스크를 착용하기도 했다.

이미 예견된 반응이었지만, 통합당이 최소한의 예우는 갖췄다는 평이 나온다. 이는 전신인 자유한국당 시절을 생각하면 극명히 비교된다.

실제로 나경원 전 원내대표 시절인 지난해 10월에도 문 대통령이 국회를 찾아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진행했다. 당시 한국당 의원들은 문 대통령이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과 검·경 수사권 조정법안 등을 조속히 처리해달라 당부하는 발언에서 야유를 퍼부었다. 일부 의원들은 손으로 ‘X’(엑스)자를 만들거나 귀를 막는 제스쳐를 취하며 반대 의사를 표현했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개원 연설을 통해 “21대 국회는 대결과 적대의 정치를 청산하고 반드시 새로운 협치의 시대를 열어야 한다”며 “지금과 같은 전 세계적인 위기와 격변 속에서 협치는 더욱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국난극복을 위한 초당적 협력을 바라는 국민의 염원에 부응하면서 더 나은 정치와 정책으로 경쟁해 나가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우리 헌정사에 어느 한순간도 중요하지 않은 시기가 없었지만, 지금이야말로 대한민국의 미래가 걸린 특별히 엄중한 시기”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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