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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와 민주를 노래했던 시인 '조태일'을 추억하다

김성곤 기자I 2015.03.17 18:11:54

조태일시인기념사업회 설립..23일 총회 개최
작가회의 소속 문인·광주대 문창과 제자들 설립 주도
고은 시인, 백낙청 평론가 등 발기인 100여명 대거 참여

조태일 시인.
[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70·80년대 폭압적 현실에 맞서 자유와 민주화에 앞장선 저항시인이자 서정시인이었던 조태일(1941~1999)을 추억하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조태일 시인과 문단활동을 함께했던 문인들과 광주고 동문, 시인이 재직했던 광주대 문예창작과 제자들을 중심으로 (사)조태일시인기념사업회는 설립된다.

오는 23일 광주시 동구 한 식당에서 열릴 발기인 총회에서는 조태일 시인의 친구이자 한국학술진흥재단 이사장과 국회의원을 지낸 박석무 다산연구소 이사장이 기념사업회 이사장으로 추대될 예정이다. 임원진 선출에 이어 정관 제정, 사업계획 및 예산 등을 의결할 예정이다.

발기인으로는 문단 안팎의 유명 인사 100여명이 참여한다. △고은, 나희덕, 도종환, 신경림, 이시영 시인 △문순태, 이명한, 이호철, 이화경, 최일남 소설가 △구중서, 백낙청, 염무웅, 임헌영, 홍용희 평론가 등이 대거 참여한다. 이밖에 조태일 시인의 모교인 광주고와 경희대학교 국문학과 동문, 광주대학교 문예창작과 제자 등도 함께한다.

기념사업회측은 앞으로 조태일 시인의 삶과 정신 및 문학세계를 계승하고, 시인의 작품 및 배경공간을 다양한 콘텐츠로 개발하는 등 다양한 사업을 펼친다. 이를 위해 오는 9월 조태일 시인의 16주기를 맞아 전남 곡성 조태일시문학기념관에서 ‘조태일 문학축전’ 행사를 개최한다. 또 시인의 대표작인 시 ‘가거도’의 배경인 신안 가거도 답사 등의 행사도 예정돼 있다. 아울러 조태일문학상 신설, 생가 복원, 시인의 문학자료 데이터베이스화 등 장기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한편, 조태일 시인은 전남 곡성 태안사에서 대처승의 7남매 중 넷째로 태어나 광주서중, 광주고, 경희대 국문과를 졸업했다. 1964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당선되면서 등단했고 시집 ‘아침선박’ ‘식칼론’ ‘국토’ ‘자유가 시인더러’ ‘산속에서 꽃속에서’ ‘풀꽃은 꺾이지 않는다’ ‘혼자 타오르고 있었네’ 등을 펴냈다.

특히 삼선개헌과 유신선포, 계엄포고령의 암흑기에도 강직한 정신으로 시 ‘국토’ 연작을 발표했다. 1969년 ‘시인’지를 창간해 김지하, 양성우, 김준태, 이도윤, 박남준 시인 등을 발굴했다. 70년대 ‘긴급조치’ 시절에는 한국작가회의의 모태인 자유실천문인협의회 창립을 주도했다. 1980년 신군부가 계엄령 전국 확대에 앞서 감금한 예비 검속자에 포함돼 수감생활도 겪었다.

아울러 이 과정 속에서 펴내는 시집마다 판금을 당하고, 시국사건에 참여해 투옥되는 등 고초를 겪었다. 1989년부터 광주대에서 후학을 양성하며 작가를 대거 배출했다. 편운문학상, 만해문학상 등 수상, 보관문화훈장이 추서됐고 1999년 9월7일 간암으로 작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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