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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신 교수 "한국-베트남, 디지털 금융혁신 파트너 돼야"

임유경 기자I 2023.03.16 21:18:39

[IBFC 2023] 개회식 오프닝 세션 발표
"韓 핀테크 산업, 지난 10년간 양적·질적 성장"
"정부 정책 지원에 힘입어 글로벌 진출 발판 필요"
"젋고 ICT 인프라 구축한 베트남은 최적 파트너"

[하노이(베트남)=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한국은 지난 10년간 세계에 내놔도 손색이 없을 정도의 핀테크 역량을 쌓았고, 이제 글로벌 디지털금융 산업의 리더로 도약해야 하는 시기를 맞다. 동남아 최고 수준의 정보통신기술(ICT) 인프라가 구축돼있고 인구의 평균 연령이 30대 초반으로 젊은 베트남은 한국의 가장 좋은 디지털금융 혁신 파트너가 될 것이다.”

정유신 서강대기술경영대학원 교수는 16일 베트남 하노이 인터컨티넨탈 하노이 랜드마크72에서 이데일리 주최로 열린 제12회 국제 비즈니스·금융 컨퍼런스(IBFC)에서 “한국과 베트남이 디지털금융 협력을 통해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2010년 초반 태동한 국내 핀테크 산업은 지난 10년간 양적·질적으로 빠르게 성장했다. 업체 수는 연평균 22.8%씩 증가해 지난해 기준 600개를 넘어섰고, 국내 상위 5개 핀테크 앱(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토스, 카카오뱅크, 페이코)의 누적 가입자 수는 1억2000만명을 돌파했다. 업체당 연평균 투자유치액도 2019년 2억3000만원에서 2021년 27억2000만원으로 12배 급증했다.

정유신 서강대 기술경영대학원 교수가 16일 베트남 하노이 인터컨티넨탈 하노이 랜드마크72에서 이데일리 주최로 열린 제 12회 국제 비즈니스 금융 컨퍼런스(IBFC)에서 오프닝 세션을 진행하고 있다.(사진=이영훈 기자)
정 교수는 “카카오뱅크나 토스 등은 세계에 내놔도 손색없는 성공 사례를 창출했다”며 “핀테크 산업의 활성화뿐 아니라 기존 금융권의 혁신을 유도하는 메기 역할을 톡톡히 했다”고 평가했다.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 지원도 핀테크 산업 고속 성장의 주요 요인이 됐다. 정 교수는 핀테크 활성화에 기여한 주요 정책으로 △금융규제 샌드박스 △오픈뱅킹 △마이데이터 사업을 꼽았다.

금융규제 샌드박스는 혁신적인 핀테크 서비스에 대해 규제 유예 및 비용 지원을 통해 서비스 출시를 돕는 제도다. 현재까지 금융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237건의 혁신금융서비스가 지정됐고 156개의 서비스가 출시되는 성과를 냈다. 정 교수는 “금융산업의 혁신을 견인하는 역할을 했다”고 분석했다.

오픈뱅킹은 개별적으로 제휴하지 않아도 시스템 접속만으로 제공기관의 결제망에 접근해 핵심 금융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제공할 수 있게 한 제도다. 은행, 핀테크, 상호금융, 금투사, 카드사 120여 곳이 오픈뱅킹에 참여하고 있다. 마이데이터는 하나의 앱에서 은행, 카드, 보험, 증권 등 모든 금융정보에 접근하고 맞춤형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게 지원한다.

정 교수는 오픈뱅킹 및 마이데이터에대해 “고객의 자기정보 통제권을 보장하고, 전통 금융사의 데이터 독점권을 개방해 핀테크 혁신을 촉발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국내 핀테크 산업이 역량을 축적하는 데 정책의 초점이 맞춰졌다면, 이제는 글로벌 시장으로 나아갈 수 있는 판을 깔아줘야 한다는 게 정 교수의 판단이다. 그는 “지난해 서울의 금융중심지 종합 순위는 11위지만, 핀테크 분야는 4위를 기록했다”며 “IT 강점을 살려 디지털금융 중심지 정책에 시동을 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과 교류하며 성장하는 데 집중적인 지원이 이뤄져야 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베트남은 한국 핀테크 기업들이 가장 높은 관심을 보이는 국가다. 한국핀테크지원센터의 2021년 조사결과 이미 해외에 진출했거나 진출을 준비 중인 핀테크 업체는 87개 사다. 이들을 대상으로 향후 진출하고 싶은 국가를 묻자, 미국(38.4%)과 베트남(34.8%)이 1·2위로 꼽혔다.

정 교수는 국내 기업들이 베트남에 관심이 높은 이유에 대해 “베트남 정부의 강력한 디지털 정책으로 동남아 최고 수준의 인터넷·스마트폰 보급률을 자랑하며, 인구의 평균 연령이 3대 초반으로 디지털 네이티브(원주민) 세대가 주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베트남은 핀테크 강국이다. VN페이, 모모, 스카이마비스 등 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유니콘 핀테크 기업도 여럿이다. 정 교수는 “베트남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산업이 급성장하고 있고, 지속적인 포용금융정책이 필요한 만큼 베트남 핀테크 시장은 향후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베트남은 동남아 핀테크 허브로 발돋움할 가능성이 큰 국가로 양국 핀테크·금융회사들이 협력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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