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비키니 감상' 들켜놓곤...'윤석열 문자' 찍힐 줄 몰랐던 권성동?

이선영 기자I 2022.07.27 20:27:13

'尹 문자 사고' 권성동, 과거엔 비키니 사진 곤혹
일각서 '고의 노출' 의혹에 공감대
90도 고개 숙인 권성동 "심려 끼쳐 송구"

[이데일리 이선영 기자] 권성동 국민의힘 당 대표 직무대행이 윤석열 대통령과 주고받은 문자 내용 유출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가운데 이를 둘러싸고 일각에서는 ‘의도적 노출’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권 대행은 지난 2014년에도 정부 세종청사에서 열린 국정감사 도중 휴대전화로 비키니를 입은 여성의 사진을 보고 있는 모습이 사진 기자의 카메라에 잡혀 곤혹을 치른 바 있는데, 그러한 전례를 가진 그가 휴대전화 화면이 노출됐을 가능성을 몰랐을 리가 없다는 지적이 대체적으로 공감을 얻고 있는 분위기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지난 26일 국회 대정부질문이 열린 본회의장에서 촬영된 권 대행의 휴대전화 화면에는 그가 윤 대통령과 나눈 텔레그램 대화 내역이 노출됐다.

권 대행의 휴대전화에서 ‘대통령 윤석열’로 표기된 이 발신자는 “우리 당도 잘하네요, 계속 이렇게 해야”라며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가 바뀌니 달라졌습니다”라고 권 대행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이에 권 대행은 “대통령님의 뜻을 잘 받들어 당정이 하나 되는 모습을 보이겠습니다”라고 답장을 보냈다.

이와 관련 정치권에서 논쟁이 되고 있는 부분은 권 대행이 왜 윤 대통령과 문자를 주고받은 뒤 4시간 33분 만에 국회 본회의장에서 해당 창을 또 띄웠냐는 것이다. 이를 두고 의도적으로 노출했다는 주장과 실수로 언론카메라에 잡힌 것이라는 추측이 양분돼 있다.

사진 화면상에 나타난 발신시간 표시로 볼 때 윤 대통령과 권 대행간 문자 메시지가 오간 것은 오전 11시 대였다. 권 대행이 오전 11시 55분 “당정이 하나되는 모습을 보이겠다”고 하자 윤 대통령은 오후 1시 39분에 엄지를 치켜들고 있는 체리 캐릭터 이모티콘을 답장으로 보냈다.

그런데 권 대행은 오후 4시 13분에 사진 기자들이 진을 치고 있는 본회의장에서 다시 한번 윤 대통령과의 채팅방을 꺼내 들었다. 이미 끝난 대화에 ‘강기훈과 함ㄱ’라는 답장을 추가로 보내던 중 휴대전화 화면이 카메라에 잡힌 것이다.

사진을 찍기 편하도록 휴대전화 각도를 조정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있다. 권 대행은 휴대전화를 반으로 접을 수 있는 ‘플립’형 스마트폰을 사용하는데, 문자를 보낼 당시 상부 화면을 수직 방향으로 세웠다. 결과적으로 사진 기자 입장에서는 휴대전화 화면을 촬영하기 좋은 각도가 된 셈이다.

또한 2014년 그가 국정감사 현장에서 휴대전화로 비키니를 입은 여성의 사진을 검색하는 모습이 취재진에 포착됐던 것 역시 의혹에 불을 지폈다. 이 같은 전례가 있는 권 대행이 같은 실수를 반복하겠냐는 의견이 지배적인 이유다.

당시 권 대행은 “다른 의원의 질의 도중 환노위 관련 기사를 검색하다가 잘못 눌러져 공교롭게 비키니 여성 사진이 뜬 것”이라며 “의도적인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번 사고와 관련 방송인 김어준 씨는 자신이 진행하는 TBS 교통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권 대행이) 일부러 그런 것 같다”며 “노련한 의원들은 일부러 노출하는 경우가 많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또 김 씨는 “(의원들은) 핸드폰이 본회의장에서 어떻게 노출되는지 각도를 정확히 알고 있다”며 권 대행이 일부러 휴대폰 화면을 노출한 것 같다는 주장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면서 “일부러 그랬느냐, 아니냐가 중요한 지점”이라면서 “물론 일부로 했다고는 안 하겠지만, 대통령이 이 대표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가 노출됐기 때문에 만약에 그렇다면 이 대표의 미래는 결정된 것”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자 권 대행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저의 부주의로 대통령과의 사적인 대화 내용이 노출되며 오해를 불러일으킨 것은 전적으로 저의 잘못”이라고 했다. 또 “(윤 대통령이) 당 대표 직무대행까지 맡으며 원 구성에 매진해온 저를 위로하면서 고마운 마음도 전하려 일부에서 회자되는 표현을 사용한 것으로 생각된다”고 해명했다.

또 그는 27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90도로 허리 숙여 사과하며 “(윤 대통령과의) 사적인 문자 내용이 제 부주의로 공개돼 심려 끼쳐 드린 점에 대해 당원과 국민 여러분에게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 입장은 페이스북에 밝힌 그대로이니 참고해달라”며 “사적인 문자가 본의 아니게 유출됐기 때문에 그 내용에 대한 질문에는 확인하지 않는 걸 원칙으로 한다. 제 프라이버시도 보호받아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당내 갈등

- 이준석, 與지도부 北에 비유…"천박한 희망고문 속 집단적 폭력" - 與윤리위, 이준석·권성동 내달 6일 출석 요청…권은희 '엄중 주의' - 이준석 "與, '이준석 잡기' 아닌 물가·환율 잡기 할 때"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