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어 창비에서도 지난 6월 29일부터 9월 7일까지 독자들에게 메일로 편지를 보내는 뉴스레터 형식으로 ‘언니에게 보내는 행운의 편지’를 연재했다. 정세랑, 김혼비, 이반지하 등 최근 출판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여성작가 20명이 참여한 프로젝트로, 작가들이 나이·국적·시대를 넘어 각자 떠올린 ‘언니’에게 편지를 보내는 컨셉이다. 프로젝트는 구독자 1만6000명을 모집하고 누적 조회수 20만회를 기록하며 큰 반응을 얻었다. 창비는 오는 17일 ‘언니에게 보내는 행운의 편지’를 책으로 출간한다.
책을 출간하기 전 연재 형식으로 편지를 한편씩 공개한 것도 인기 이유로 꼽힌다. 최 편집자는 “뉴스레터 형식으로 메일함에 편지를 한편씩 보내니 독자들이 꼭 내가 편지 수신인이 된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는 반응을 많이 보였다”고 반응을 전했다. 이미 모두 공개된 글이어서 책 판매율이 떨어지진 않을까 우려도 있었지만 오히려 좋은 마케팅 수단이 되기도 했다. 이연실 편집자는 “연재를 재밌게 읽은 독자들이 글을 소장하고 싶다며 책을 구매하거나, 선물을 하기 위해 실제 책 구매로까지 이어진 사례가 많았다”고 덧붙였다.
이전에도 편지 형식 에세이가 있었지만 특히 최근에 더 주목을 받은 건 코로나19 영향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대면 소통이 힘든 상황에서 말을 거는 듯한 편지 에세이가 새로운 소통 창구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김성신 출판 평론가는 “‘공감과 연대’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맺고자 하는 사회적 관계의 핵심이자 특징”이라며 “코로나19 시대에 편지 에세이는 공감과 연대가 구체적으로는 어떻게 이뤄지고, 그로서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에 대해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