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만난 디스플레이업계 "日견제·中추격 '이중고'"(종합)

조해영 기자I 2019.08.12 16:05:30

홍남기, 12일 경기 파주서 디스플레이업계와 간담회
"日 수출규제와 중국 점유율 상승, 업계에 도전 요인"
"내년 디스플레이 혁신공정 플랫폼 구축 예산 10배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이 12일 오후 경기도 파주시 월롱면 LG디스플레이 파주공장을 방문해 LG 디스플레이 한상범 대표이사(오른쪽)와 함께 전시장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파주=이데일리 조해영 기자] 일본 수출규제의 직격탄을 맞은 디스플레이 업계가 중국의 추격과 일본의 견제로 ‘이중고’에 처했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대기업의 적극적 투자와 중소·중견기업의 연구개발이 중요하다”며 “상생 협력하는 생태계를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동훈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장(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은 12일 홍 부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한국 디스플레이 산업은 어느 때보다도 힘든 시기를 지나고 있다”며 “2~3년간 중국의 본격적 투자와 최근 일본 수출규제로 시장의 불확실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이날 경기 파주의 LG디스플레이 파주공장을 둘러본 뒤 업계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디스플레이 산업은 제조업 생산의 5.0%, 수출의 4.1%를 차지하는 우리 경제의 주력산업이다. 연간 생산액은 76조, 수출액은 247억달러 수준이다. 통계청 집계에 따르면 디스플레이 사업체 수는 지난 2009년 374개에서 지난 2017년 524개로 50% 가까이 성장했다. 패널분야에서는 지난해까지 15년 연속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전망이 그리 밝지는 않다. 최근 중국기업이 투자를 본격화하며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고 글로벌 디스플레이 시장 자체가 성장이 더뎌지고 있다. 지난달 시작된 일본의 반도체·디스플레이 분야 수출규제와 백색국가 배제 조치도 악재다. 홍 부총리 역시 “일본의 수출규제 등이 디스플레이 업계에 도전 요인이 되고 있다”며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소재·부품·장비 자립화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서광현 디스플레이산업협회 상근부회장은 이날 업계 동향 발표에서 “중국은 지난 2017년 LCD 생산 능력에서 한국을 넘어섰고 OLED 분야 역시 대규모 설비투자를 통해 오는 2024년에는 한국 생산능력의 75%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은 정부가 주도해 OLED 연구소를 설립하는 등 신규 투자를 집중해 생산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고 전했다. 서 부회장은 “최근 3년간 45조원의 설비투자를 단행했고 앞으로도 중국과의 격차를 늘리고 신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투자 노력을 계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간담회에서 홍 부총리는 대기업 투자와 중소·중견기업의 연구개발(R&D) 노력을 강조했다. 그는 “디스플레이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수요기업인 대기업의 적극적인 투자가 매우 중요하다”며 “정부는 세제와 자금 지원 등을 통해 과감한 투자를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공급기업인 중소·중견기업은 적극적으로 기술 개발에 임해야 한다”며 “정부는 소재·부품·장비 연구개발에 올해보다 1조원 이상의 추가 예산을 편성하고 중소·중견기업을 위한 테스트 베드(test-bed)도 큰 폭으로 확충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디스플레이 혁신공정 플랫폼 구축사업의 경우 올해 예산이 71억원 수준이지만 오는 2020년 예산에는 10배가 넘는 936억원을 투입해 기술개발을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또 그는 “수요기업간의 공동 연구개발과 수요-공급기업이 구매 조건으로 연구개발을 하는 방안을 적극 지원하겠다”며 “협력이 이어질 수 있도록 설립 추진 중인 ‘소재부품장비 경쟁력 위원회’를 통해 상생 협력 모델을 지속적으로 마련하겠다”고 전했다. 앞서 정부는 우수한 상생 사례에 대해서는 세제·자금··입지 등을 패키지로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100개 핵심 품목에 대해서는 5년 내에 최대한 자립화를 이루겠다는 정부와 기업의 노력이 있어야 한다”며 “핵심 연구개발 과제는 예비타당성조사(예타)를 면제하고 대규모 펀드를 조성해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이날 간담회에 앞서 LG디스플레이 파주공장을 둘러보며 “LG디스플레이가 현재와 미래의 세계 OLED를 압도하는 글로벌 초선도 초일류 기업으로 우뚝 서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임을 확신한다”고 방명록에 적었다.

이날 현장방문에는 방기선 기재부 차관보, 김학도 중소벤처기업부 차관, 정승일 산업통상자원부 차관, 김성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 신상문 LG디스플레이 부사장, 양재훈 LG디스플레이 부사장이 참석했다.

한편 홍 부총리의 현장방문은 이번이 세 번째다. 홍 부총리는 앞서 지난 6월 13일 울산에서 석유화학업계를 만났고 이어 25일에는 경기 고양시에서 자동차업계와 만남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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