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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0만원 넣어도 카카오게임즈 1주도 못 받는데”…증권사 지점은 ‘한산’

박정수 기자I 2020.09.02 16:06:14

KB증권 대치금융센터 청약 고객 한산
‘1500대 1’에 달하는 경쟁률에 포기하는 고객도
‘따상’ 기대…뒤늦게 카카오게임즈 청약 나서

△2일 카카오게임즈 청약 고객들이 KB증권 대치금융센터에서 신규 계좌개설을 하고 있다.(사진=박정수 기자)
[이데일리 박정수 기자]“1500만원을 넣으셔도 카카오게임즈 1주도 못 받을 수도 있습니다.” “안 되면 말지 뭐.” “첫날에는 아예 생각이 없었는데 너도나도 넣다 보니 따라서 넣으려고 합니다.”

카카오게임즈 공모주 청약에 참여하려는 개인투자자들의 가지각색 반응이었다. 다만 1500대 1에 달하는 경쟁률에 증권사 영업장을 찾는 고객은 오히려 전날에 비해 절반 가까이 줄었다.

공모주 청약 광풍을 일으키고 있는 카카오게임즈 공모주 청약 마지막 날인 2일. 오프라인 계좌 개설이 가능한 곳은 KB증권이 유일하다 보니 KB증권 대치금융센터는 비 오는 날씨에도 개인투자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KB증권 대치금융센터 입구에서는 줄을 지어 출입 명단을 작성하고 있다. 다만 영업장 안은 카카오게임즈 청약 경쟁률만큼 치열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한산한 모습이다.

백미영 KB증권 대치금융센터장은 “카카오게임즈 청약 첫날인 어제는 대기 번호표가 100번대를 넘어갔으나 오늘은 40번대 수준”이라며 “아무래도 1억원을 넣어도 실익이 크지 않다는 소식에 투자자 방문이 줄어든 것 같다”고 전했다.

한 개인 투자자는 높아진 경쟁률에 포기하는 듯했다. 50대 남성 A씨는 1500만원을 넣어도 1주도 못 받을 수 있다는 직원의 조언에 “안 되면 말지 뭐”라고 답했다.

그는 “우리나라 바이오 종목들은 들쑥날쑥 변동성이 커 관심이 없다”며 “SK바이오팜(326030)을 보고 청약에 나서는 게 아니라 카카오게임즈는 주변에 많은 사람이 알고 있고 망하지 않을 기업이란 생각에 청약에 나서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온라인으로는 어떻게 진행하는지 몰라서 영업점을 찾았다”고 덧붙였다.

한편에서는 SK바이오팜의 사례처럼 ‘따상(상장 첫날 공모가의 2배 가격으로 시초가 형성한 뒤 상한가)’도 가능하다는 기대감에 청약에 나선다고 한다. 30대 여성 B씨는 “어제는 아예 청약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며 “다만 SK바이오팜 사례와 같이 카카오게임즈 청약도 괜찮다는 생각에 오늘 영업점을 찾았다”고 말했다.

일부는 잘못된 소식을 듣고 찾아온 고객도 있었다. 40대 여성 C씨는 “소액으로 하면 KB증권이 유리하다는 얘기를 듣고 다른 곳의 청약을 철회하고 영업점을 찾았다”고 했다.

주변에서 청약을 한다는 얘기를 듣고 덩달아 청약에 나서는 고객도 있었다. 50대 남성 D씨는 “안 들어가려다가 영업점이 아무래도 빠르게 진행할 수 있을 것 같아 찾았다”며 “경쟁률이 이렇게 높을 줄은 몰랐다”고 했다.

이러한 흥행 돌풍으로 카카오게임즈 청약 경쟁률은 이미 1400대 1을 웃돈다. 증권사별로는 오후 3시 현재 KB증권이 1498.1대 1을 기록하고 있고 삼성증권이 1473.8대 1, 한국투자증권이 1480.6대 1 수준이다. 현재까지 모인 청약 증거금(전체 청약금의 절반)은 56조원을 넘어섰다.

한편 카카오게임즈 청약 첫날 전 증권사 일반 청약 경쟁률은 427.45대 1을 기록했다. 첫날인데도 청약이 13억6783만주나 몰렸다. 첫날 들어온 청약 증거금(전체 청약금의 절반)만 16조4140원(한국투자증권 약 7조7282억원, 삼성증권(016360) 약 7조5455억원, KB증권 약 1조1403억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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