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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성장 동력' 전장사업 박차 가하는 삼성·LG

신민준 기자I 2021.03.15 17:13:14

삼성, 자회사 하만 스타트업 M&A 등 전장사업 덩치 키워
LG, 인포테인먼트·램프·파워트레인 삼각편대 앞세워 승부

[이데일리 신민준 기자] 삼성전자(005930)LG전자(066570)가 미래 성장 동력 중 하나인 전장(자동차 전기장치와 각종 시스템 부품)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자회사 하만을 통해 미국 자율주행차 관련 스타트업을 인수합병(M&A)하면서 전장사업의 덩치를 키우고 있다. LG전자는 인포테인먼트(정보와 오락)·램프·파워트레인(동력전달 장치)이라는 삼각편대를 앞세워 전장사업의 지배력을 넓힌다는 방침이다.

서울 여의도 LG 본사 건물 (사진=연합뉴스)
LG, 룩소프트와 합작한 알루토 출범

양사 중 전장사업에 더 적극적인 곳인 LG전자다. LG전자는 15일(현지시간) 스위스의 소프트웨어(SW) 기업 룩소프트와 합작한 알루토의 온라인 출범식을 열고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했다. 본사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에 있다. 알루토의 초기 자본금 규모는 40억원이다. LG전자는 21억원을 투입해 지분 52%가량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알루토는 LG전자가 개발한 차량용 소프트웨어 운영체제인 ‘웹OS 오토’를 기반으로 △인포테인먼트 △디지털 콕핏(멀티 디스플레이) △승차석 엔터테인먼트 시스템(PSE) 등을 상품화할 계획이다. 차량이 바퀴달린 인포테인먼트 기기로 진화하면서 차량의 두뇌로 여겨지는 OS시장 규모도 덩달아 커지고 있는 만큼 시장을 적극 공략하겠다는 의도다. 시장조사기업 글로벌마켓 인사이츠에 따르면 차량용 OS시장 규모는 2026년 120억달러(약 13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2019년 45억달러(약 4조9000억원)와 비교해 세 배가량 커지는 셈이다.

알루토의 초대 대표이사(CEO)로는 전기차 충전 관련 플랫폼을 운영하는 스타트업인 ‘플러그서핑’을 창업해 성공한 경력이 있는 애덤 올웨이씨가 선임됐다. 아울러 LG전자는 오는 7월 캐나다 자동차부품기업 마그나 인터내셔널과의 합작법인 엘지 마그나 이파워트레인(가칭)도 공식 출범할 예정이다.

LG전자가 물적분할을 통해 합작법인 엘지 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을 설립하면 이 합작법인의 지분 49%를 마그나가 인수하는 구조다. 마그나의 인수금액은 4억5300만달러(약 5016억원)다. 앞서 LG전자는 2018년 오스트리아의 차량용 프리미엄 헤드램프제조기업 ZKW도 품에 안았다. LG전자는 최근 ZKW의 최고기술책임자(CTO)로 자동차 부품 업계에서 20년 이상 전문성을 쌓아온 기술 전문가 우도 혼펙(Udo Hornfeck)을 선임했다. LG전자는 지난 1월부터 미국 반도체 전문설계기업(팹리스) 퀄컴과 함께 자율주행차 핵심 부품 중 하나인 5세대(5G) 이동통신 커넥티드카 플랫폼도 개발하고 있다.

삼성, 3년 내 대규모 M&A 실행

삼성전자도 전장사업에 힘을 싣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미국의 자율주행차 관련 스타트업 사바리를 M&A한다고 밝혔다. 사바리는 2011년 설립됐고 차량과 사물을 연결하는 통신기술 V2X를 개발한다. V2X는 이동통신을 기반으로 신호등과 장애물 등과 관련된 교통정보를 실시간으로 자동차에 제공한다. 하만의 사바리 인수 절차가 마무리되면 사바리는 하만에서 커넥티드카와 차량용 오디오 사업 등을 담당하는 오토모티브 사업부로 통합된다. 하만은 자동차 텔레매틱스(무선인터넷 서비스),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ADAS) 등을 활용한 자율주행차 관련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하만은 인포테인먼트시스템 등을 통해 안전한 운전 환경을 제공하는 디지털 전장부품인 디지털 콕핏(Digital Cockpit)시장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다. 하만의 글로벌 디지털 콕핏 작년 시장점유율은 27.5%로 전년 24.8%과 비교해 2.7%포인트 상승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작년 말 정기인사에서 전장사업팀장도 교체했다. 미래전략실과 사업지원태스크포스(TF) 등에서 근무하며 하만 인수에 관여한 이승욱 부사장을 선임하며 전장사업의 역량을 강화했다.

삼성전자의 향후 조단위를 넘는 대규모 M&A 여부도 관심사다. 삼성전자는 지난 1월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3년 안에 대규모 M&A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M&A 대상은 전자제어장치(ECU)와 변속기제어장치(TCU) 등 자율주행차 관련 기업이나 차랑용 반도체 기업들이 거론된다.

업계 관계자는 “가전과 스마트폰 사업에서 경쟁을 이어가던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전장사업에서도 주도권을 잡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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