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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4월 오지만, 3월이 고비'…정부, 수산물 물가 잡기 '총력'

권효중 기자I 2024.03.20 17:31:06

2월 수산물 물가 상승률 1.8%, 전체 물가 상승률 밑돌아
오징어 14.4%↑, 1마리 1만원 육박해 '금징어' 우려↑
오는 4월 원양 오징어 오기 전까지 할인에 500억 투입
'김'도 포함해 수산물 12종 할인 지원, 체감 부담 낮춘다

[세종=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과일 등 농산물이 장바구니 물가를 끌어올리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상대적으로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수산물 물가 잡기에도 총력을 기울인다. 수급이 불안정한 오징어 가격을 잡을 계기로 기대되는 오는 4월 원양산 오징어 공급이 본격화되기 전까지는 비축 물량을 풀고, 할인 행사를 강화해 체감하는 부담을 줄인다는 방침이다.

(사진=연합뉴스)
통계청의 ‘2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1%에 달했다. 지난 1월 2%대를 기록한 데에 이어 두 달만에 3%대에 돌아간 것이다. 과실 물가 상승률이 40%를 넘겨 32년여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채소(12.3%)도 올라 전체 물가 상승률을 견인한 것은 물론, 농산물 물가(20.9%)와 신선식품지수(20%)의 오름세도 주도했다.

이에 비해 수산물은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2월 수산물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1.8% 올라 전체 물가 상승률을 밑돌았다. 지난해 6~8%대까지 올라 전체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을 웃돌았던 수산물 물가는 지난해 9월부터 전체 물가 상승률을 하회하고 있다. 밥상에 자주 오르는 명태와 고등어 등 ‘대중성 어종’ 6종의 가격이 안정적인 가운데 오징어(14.4%)와 같이 생산이 어려운 품목은 가격이 크게 올랐다.

오징어는 해수면 온도 상승 등으로 인해 전세계적으로 생산이 부진한 품목이다. 지난해 오징어 생산량은 전년 대비 35.2% 급감한 5만4854톤이었다. 오징어의 조업 시기는 여름(서해)~겨울(동해)로, 봄철은 연근해 생산이 저조해 주로 냉동품 유통이나 원양산 오징어 수입이 필요한 시기다.

생산 부진은 곧 가격에 반영되고 있다. 실제로 20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전날 기준 연근해 냉장 오징어 1마리의 소매 가격은 8908원이다. 지난해 같은 달 평균 6566원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35% 넘게 뛴 것이다.

오징어 가격이 전체 수산물 물가의 복병이 된 상황에서, 해수부는 최근 원양 선사들과 간담회를 통해 오는 4월 중으로 포클랜드산 원양 오징어를 들여오기로 결정했다. 이에 원양 오징어 공급이 본격적으로 이뤄지기 전인 현재를 물가 잡기의 핵심이라고 판단해 적극 대응에 나섰다.

해수부는 이달부터 4월까지 두 달간 수산물 할인 지원에 총 500억원을 투입한다. 최대 50%까지 할인된 가격으로 주요 수산물을 구매할 수 있는 ‘대한민국 수산대전’은 당초 오는 24일까지 열릴 예정이었으나, 오는 31일까지 행사 기간을 일주일 연장한다. 오징어가 포함된 고등어, 명태 등 대중성 어종 6종에 이달에는 추가로 반찬 소비가 많은 마른김을 추가하고, 이외에도 우럭이나 멍게 등 4개 품목을 유통업체에서 자율적으로 선택해 할인하도록 해 총 12개 품목 할인을 실시한다.

비축 물량 방출과 더불어, 수입 대체 여력이 있는 고등어에 대해서는 할당 관세를 실시한다. 해수부는 이달 정부 비축물량 400t과 민간 보유물량 200t을 합해 냉동 보관하고 있던 오징어 총 600t을 방출한다.

아울러 오는 4월 23일부터 한 달간 금어기에 들어가는 고등어는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중·대형어의 ‘수입 대체’를 통해 물가 관리를 실시한다. 이를 위해 해수부는 상반기 할당관세 물량 2만t 중 잔여 물량 1만1000t을 오는 25일부터 수입업체에 배정해 관세 부담을 10%에서 0%까지로 경감, 할당관세를 시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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