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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시장 한국만 역행…세제·충전인프라 지원 강화해야”

김형욱 기자I 2024.02.22 17:44:54

한국산업연합포럼, 산업발전포럼 열고,
현 전기차 시장 진단 및 발전 전략 논의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지난해 주요국 중 한국만 전기차 시장이 역성장했다며, 전 세계적 추세에 발맞추기 위해 세제·인프라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표=한국산업연합포럼)
강태일 한국산업연합포럼(KIAF) 수석연구원은 KIAF가 22일 온라인으로 개최한 제47회 산업발전포럼에서 ‘전기차 시장 진단 및 발전 전략’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이 제언했다.

그는 세계적으로도 가팔랐던 전기차 보급 증가 속도가 더뎌지기는 했으나 판매대수가 줄어든 나라는 한국뿐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글로벌 전기차 누적 판매대수는 1066만대로 지난해 814만대에서 31.1% 늘어나는 데 그치며 앞선 몇 년 동안의 증가율(68~123%)에 크게 못 미쳤다. 그러나 국가별로 보면 미국(111만8000대)이 49% 늘어난 것을 비롯해 유럽연합(217만8000대·38%↑), 중국(667만7000대·25%↑), 일본(8만7000대·46%↑) 등 주요국 대부분에서 전기차 판매가 크게 늘었다. 한국 전기차 판매(16만7000대)만 이례적으로 전년대비 1.1% 줄었다.

강 수석연구원은 그 요인으로 보조금 축소와 부실한 충전 인프라를 꼽았다. “한국은 충전기 1기당 전기차 2대로 (수치상) 인프라 구축은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상당수의 급속충전기는 수요가 극히 적은 위치에 있고 수요가 높은 고속도로 휴게소엔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라며 “게다가 전기차 이용자의 30%가 공용 충전기 고장 경험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여기에 전기차가 얼리 어댑터 시장에서 대중화 단계에 진입하면서 정부 구매 보조금이 폐지 혹은 삭감되면서 전기차 시장이 위축했다는 것이다. 우리 정부(환경부)도 매년 전기차 구매보조금을 최대 700만원(2022년)에서 680만원(2023년), 650만원(2024년)으로 줄여나가고 있다.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지난해 3월15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막한 ‘EV 트렌드 코리아 2023’을 찾은 관람객이 EV 차량 충전기를 체험하고 있다.
그는 전 세계적인 자동차 시장의 전동화 추세는 더 강화할 것이라며, 정부가 전기차 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 전기차 제조사·고객을 위한 세제 혜택과 충전 인프라 확충을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U와 중국, 미국 등 주요 시장은 정부의 환경규제 및 지원 노력으로 전기차 판매 비중을 늘려가며 미래차 시대에 대비하는 중”이라며 “우리 정부도 관련 산업에 대한 세제 지원과 연구 지원, 충전기 인프라 확충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국가전략기술 세액공제 및 임시투자세액공제 등 전기차 제조사에 대한 투자 인센티브 기한을 연장하고, 이차전지 기업의 고성능 LFP·전고체 배터리 개발 지원을 더 강화하는 동시에, 공동주택 전기차 충전 전용 주차공간 마련 의무 제도(공동주택 지정주차제) 도입을 비롯한 전기차 충전 인프라 확충 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윤경선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 상무는 이어진 토론에서 “2030년 전기차 420만대 보급이란 정부 목표 달성을 위해선 연 60만대를 보급해야 하지만 지난해 판매량은 16만대 수준인데다 하반기부턴 역성장하는 중”이라며 “전기차 시장이 안정화하는 2030년까지 현 보조금 수준을 유지하고 충전요금 할인특례 등을 한시 부활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성태 한국전기차사용자협회 회장은 “우리나라는 충전기 보급률은 높지만 공공 충전기 고장률이 7~10%에 이를 만큼 충전기 관리가 미흡하고 급속충전기도 급속 충전이 필요 없는 공동주택에 주로 설치돼 가동률이 평균 2시간에 그치는 상황”이라며 “단순히 충전기 수를 늘리기보단 이미 설치된 충전기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수요 조사를 통해 적재적소에 충전기를 배치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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