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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영 "美대선은 기회"라 했지만…국무장관에 대북강경파 블링컨

정다슬 기자I 2020.11.23 15:55:52

"바이든 대북정책 유연한 접근가능성"에 기대걸며
포괄적 합의·단계적 실행 조응 가능성 시사했지만
블링컨 "김정은은 최악의 폭군"으로 강경한 인식 보여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23일 오후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통일부-경제계 인사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날 통일부는 삼성전자·SK·LG전자·현대차그룹을 비롯한 재계 관계자들과 만나 경제협력 등 향후 남북관계 발전을 위한 정부와 기업의 역할을 모색했다.[사진=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미국 정부 교체시기를 ‘남북의 시간’으로 만들겠다며 잰걸음을 하고 있다. 그러나 초대 국무장관으로 한미일 공조를 통한 대북제재를 강조하는 토니 블링컨 전 국무부 부장관이 내정될 것으로 보이면서 이같은 움직임이 한미동맹의 엇박자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 장관은 23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남북연락·협의기구 발전적 재개방안 모색’ 토론회에 참여하고, 오후에는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경제계 인사들과 만나 대북 경협이 재개될 가능성에 대비해 경제인들의 적극적인 역할을 당부했다.

6월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이후 북한과의 연락선이 끊어지고 서해상에서 실종된 우리 국민이 피살되는 등 악재가 이어지고 있지만, 미국 정권의 교체기가 새로운 기회의 공간이 될 것이란 생각에서다.

이 장관은 “바이든 정부는 북핵능력 감축을 조건으로 정상회담 여지를 남겨두고 대북제재에 대한 강화·완화에 적절한 배합을 통해 북한의 미래 비전을 제시할 필요성은 언급했다”며 “그런 측면에서 대북정책의 유연한 접근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라고 평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차기 미국 행정부의 대북정책이 우리 정부의 한반도평화프로세스 구상인 ‘포괄적 합의를 하되, 실행은 단계적으로 하자’는 접근법과 많은 부분에서 조응될 수 있고 이런 것이 남북관계를 발전시켜야 하는 우리에게는 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기대를 가지게 했다”고 강조했다.

북한 역시 “내년 1월 8차 당대회를 계기로 경제 발전을 지금보다 우선적인 목표로 둘 것”이라며 “앞으로 코로나 백신과 치료제가 개발되고 비핵화 협상 진전 과정에서 대북 제재의 유연성이 만들어지는 기회가 생기면 남북 경협이 예상보다 좀 더 빠르게 시작될 가능성도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미국 언론들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오는 24일(현지시간) 블링컨 전 국무부 부장관을 임명할 것이라고 일제히 보도하면서 이같은 전망이 지나치게 희망 섞인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2016년 북한의 4차 핵실험으로 북핵 위기가 고조되자 대북제재 강화에 앞장섰던 그는 강한 대북 제재와 압박을 통해 북한의 변화를 이끌어야 한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한 대담에서는 김정은을 ‘최악의 폭군’이라고 칭했다.

국가안보보좌관에는 이란 핵합의(JCPOA)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제이크 설리번 전 부통령 안보보좌관이 임명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가 탈퇴한 이란 핵 합의를 복원시키는 것이 바이든 정부 외교 안보 우선순위로 가면서 대북정책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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