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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양철한)는 이날 오전 11시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독직폭행) 혐의로 기소된 정 차장의 첫 공판기일을 열었다.
정 차장 측은 검찰의 공소사실을 부인하며 “한 검사장은 피고인이 탁자 너머로 몸을 날려 눌렀다고 주장하는데 실체적 진실과 차이가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한 검사장과 당시 물리적으로 밀착됐던 사실에 대해선 인정했다.
이어 “증거인멸이 의심되는 한 검사장의 행위 중지 및 휴대전화 제출 요구 과정에서 한 검사장이 거부하자 그 행위를 제지하며 휴대전화를 확보한 것”이라며 “이는 압수수색 영장 집행 처분에 필요한 정당한 직무수행으로 독직폭행이라 할 수 없고 고의도 없다”고 강조했다.
정 차장 측은 “한 검사장이 요구에 따라 휴대전화를 냈으면 유형력을 행사할 이유도 없었다”며 “형식적으로 독직폭행 구성요건이 인정돼도 법령에 의한 직무수행으로 정당한 행위”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독직폭행 의심 정황을 확인하기 위한 영상자료 조사를 언급하며 “필요한 부분을 확인해야 하며 러닝타임이 2~3시간일 경우 모두 확인할 수 없고 시간 자체를 들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우선 증인신문을 진행하다 영상자료를 보고 정리하겠다는 방침이다.
검찰은 앞서 한 검사장과 당시 현장에 있던 사람 및 그에게 상해진단을 내린 의사 등 총 5명의 증인을 신청하겠다고 밝혔고, 재판부는 이를 채택했다.
다음 기일은 3월 10일 열린다.
정 차장은 지난해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 시절 ‘검·언유착 의혹’ 수사를 진행하다 법무연수원 용인분원에서 한 검사장의 휴대전화 유심칩 압수수색을 집행했다. 그 과정에서 정 차장이 책상 맞은편에 앉아 있던 한 검사장을 밀어 넘어뜨리고 몸 위에 올라타 폭행을 가해 전치 3주의 상해를 입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 검사장은 당시 일방적 폭행을 당했다며 정 차장을 독직폭행 혐의로 고소하고 감찰을 요청했다. 정 차장도 한 검사장의 물리적 방해로 넘어져 병원 진료를 받고 있다면서 병원 입원 사진을 배포하기도 했다. 이후 정 차장은 승진해 광주지검 차장으로 부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