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런 탓에 펀드매니저들의 고민이 깊어만가고 있습니다. 당장 주가가 떨어지진 않으니 주식을 사 두긴 사두는데 언제일지는 몰라도 곧 꺾일 것이라고 보니까요. ‘꺾이면 재빠르게 팔아야지’라고 생각하는 펀드매니저들이 지표삼아 보고 있는 주가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VC 상장사들의 주가죠.
여의도 증권맨들에겐 VC 상장사들의 주가는 버블의 신호로 흔히 여겨집니다. 버블시기 마지막을 보면 으레 VC 상장사들의 주가까지 훅 끌어올려진 뒤 거품이 꺼졌다는 겁니다. 처음엔 실적이 좋은 종목을 매수했다가 시장이 좋으니까 증권주를 찾고, 증권주 이후에 더 살 게 없나 찾다 보니 VC 상장사까지 눈여겨 보기 시작한다는 거죠. VC가 투자한 회사의 성장성이 좋다는 스토리를 붙여가며 투자회사 하나하나의 밸류에이션을 모두 끌어다 모은 뒤 기어코 VC 주가를 올린다는 겁니다.
몇몇 VC 상장사들의 주가는 이미 꿈틀대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게 SV인베스트먼트(289080)인데요, 이 상장사가 지분을 가진 이뮨메드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백신 임상을 하겠다고 밝히면서 3월 이후 주가가 급등했죠. 코로나19 이전에 1500원 수준에 머물렀던 주가는 3월 한달만에 5000원대로 급등, 현재 4000원선 전후에서 움직이고 있습니다.
다만 이같은 움직임이 전체 VC 상장사들의 추세라고 보긴 아직 어렵습니다. 여전히 DSC인베스트먼트(241520)나 TS인베스트먼트(246690) 등 다른 VC들의 주가는 코로나19 여파를 회복했을 뿐 그 이전 수준을 훌쩍 뛰어넘었다고 보기 힘든 탓입니다.
현재 이해할 수 없는 움직임을 보이는 시장에 괴로워하고 있는 개인투자자들도 많다고 합니다. 지금 막 오르는 주식에 과감하게 올라타 수익을 올리기는 꺼림칙하다는 투자자가 있다면, VC 상장사들의 주가를 보며 시장의 온도를 가늠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