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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옥 서울특별시립 영등포쪽방상담소장(사진)은 지난 5일 이데일리와 만나 “나라에서 주는 생계비는 조금씩 늘어나는데 물가는 확 오르니 주민들 생계가 더 어려워졌다”며 이같이 말했다.
2001년 문을 연 이 상담소는 영등포 일대의 쪽방촌 주민들과 노숙자들에게 무료 급식 등을 제공하는 ‘사막에 길을 내는 사람들’(사)의 산하기관으로, 서울시의 위탁을 받아 운영하고 있다. 쪽방촌 거주자 약 415명에 생필품지원, 주거환경개선 지원, 알코올 중독 상담 등을 진행 중이다.
그는 “쪽방 주민 대부분 150여명은 50대 후반~65세이고, 65세 이상도 130명 가까이 된다”며 “고혈압, 당뇨, 관절병에 공기가 안 좋으니 호흡기 질환으로 고생하는 분들도 있다”고 했다. 이어 “일용직, 공공일자리로 일하는 분들도 있지만 70%가 기초생활수급자여서 생활고를 겪는데 조리도구조차 변변치 않으시니 간편식 국 등을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쪽방촌은 겨울보다 여름이 더 견디기 힘들다고 했다. 김 소장은 “인체열에 선풍기, 냉장고 등 열이 쌓이는데 환기창이 없으니 방안 온도가 36도 이상”이라며 “온열질환 환자가 나올까봐 자주 순찰하고 몸이 아픈 분들은 바로 병원으로 후송한다”고 했다.
다행스러운 건 오세훈 서울시장이 ‘약자와의 동행’이란 슬로건으로 쪽방촌 등 주민들의 삶의 질 개선에 나섰단 점이다. 김 소장은 “쪽방촌 복도에 공용 에어컨 설치를 서울시가 지원해준다해서 관리인들과 협의 중”이라며 “쪽방촌 인근에 쪽방촌 주민들 식사를 도울 ‘동행식당’도 생길 예정”이라고 했다.
다만 영등포 일대 개발에 이 쪽방촌은 머지않아 헐리게 된다. 김 소장은 “서울시와 LH가 340여명을 수용할 모듈러하우스를 고가 아래에 설치할 계획”이라며 “고가 아래에서 텐트를 치고 여름을 나고 있는 노숙자분들은 풍선효과처럼 또 밀려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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