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전기차 배터리 흑자 본격화…연간 영업익 1조원 넘본다(종합)

경계영 기자I 2021.07.27 15:43:18

배터리 성장세에 매출액 사상 최대 경신
젠5 등 하반기도 車배터리 흑자 기조 전망
美 전기차 배터리 시장도 조만간 진출 언급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삼성SDI가 2분기 전기차 배터리(이차전지) 사업을 흑자 궤도에 올리며 연간 영업이익 첫 1조원 달성 가능성을 높였다. 삼성SDI는 하반기에도 전기차·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이 성장하는 데다 에너지 밀도를 향상한 5세대(Gen5) 전기차 배터리 공급을 시작하면서 실적 개선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고했다.

삼성SDI(006400)는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295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4.4% 증가했다고 27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30.3% 늘어난 3조3343억원, 당기순이익은 504.4% 증가한 2883억원으로 각각 잠정 집계됐다.

2분기 매출액은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을 뿐 아니라 영업이익은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컨센서스(실적 추정치 평균) 2561억원을 웃돌았다.

삼성SDI의 ‘깜짝 실적’은 에너지 및 기타 사업 덕분이라는 분석이다. 에너지 및 기타 부문 매출액은 지난해 2분기보다 41.2% 증가한 2조7118억원,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26배 늘어난 1687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6.2%로 지난해 2분기 0.3%에 비해 크게 높아졌다.

단위=억원, 자료=삼성SDI
특히 중대형 배터리 가운데 전기차 배터리 사업이 흑자로 돌아서며 수익성이 개선됐다. 전기차 배터리 사업은 2019년 4분기 흑자를 내긴 했지만 그 규모가 수십억원에 그친 데다 이듬해 1분기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사실상 이번이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서 첫 흑자를 낸 분기인 셈이다.

삼성SDI는 실적 발표 직후 이어진 기업설명회(IR) 컨퍼런스콜에서 전기차 배터리 사업의 흑자 기조가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봤다. 2분기와 같은 실적 호조를 지속한다면 삼성SDI는 올해 연간 영업이익이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가가 전망한 삼성SDI의 올해 영업이익은 1조1251억원이다.

김종성 삼성SDI 경영지원실 부사장은 “상반기 누적으로도 전기차 배터리 사업이 흑자였다”며 “반도체 수급 상황이 개선되고 5세대 배터리를 양산하는 등 사업 전반적으로 하반기 수익성이 더욱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니켈을 88%가량 포함한 하이니켈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와 급속 충전 등이 가능한 5세대 배터리는 현재 삼성SDI 헝가리 공장의 신규 라인에서 양산을 준비하고 있다. 손미카엘 삼성SDI 중대형전지 전략마케팅 전무는 “3분기 BMW를 필두로 공급을 시작해 4분기 전기차 배터리의 매출액 증가 기여도가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삼성SDI는 미국에 전기차 배터리 셀(배터리의 기본단위) 공장을 조만간 신설하겠다고 언급했다. 손 전무는 “미국·캐나다·멕시코무역협정(USMCA)이 발효되는 2025년부터 전기차와 주요 부품에 대한 역내 생산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구체적으로 말하긴 어렵지만 시기적으로 늦지 않게 미국 진출 추진할 계획”이라고 했다.

소형 배터리 가운데 원형 배터리 역시 전기차로의 공급이 늘어났다. 이재영 삼성SDI 소형전지 전략마케팅 전무는 “원형 배터리는 폼팩터가 통일돼 대량 양산이 쉽고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해 스타트업 완성차업체 위주로 선호도가 높다”며 “전기차 스타트업 리비안 외에 여러 고객과 신규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삼성SDI는 테슬라가 개발하겠다고 선언한 ‘4680’과 같은 원형 기반 대형 폼팩터 배터리도 완성차업체와 함께 개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전기차 관련 배터리뿐 아니라 중대형 배터리 가운데 ESS 사업도 미주 전력용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매출액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손미카엘 전무는 “각국 친환경 정책 등에 힘입어 ESS 시장은 2026년 100GWh 이상으로 25% 이상 성장할 것”이라며 “2년 전 안전성을 개선한 데 이어 2분기 원가 경쟁력을 강화한 제품을 출시해 판매를 더욱 확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배터리 공급망 구축과 관련해 김윤태 삼성SDI 경영지원실 상무는 “배터리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려면 소재 수급이 당연히 안정화해야 하기에 4대 소재 분야의 경우 개발 협력, 지분 투자 등으로 협력하고 광물의 경우 지분 투자, 장기 구매계약 체결 등으로 안정화를 꾀하고 있다”며 “원가 절감과 환경 규제 대응을 위해 폐배터리 재활용 범위도 현재 국내에서 해외 사업장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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