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경애 "한상혁, 윤석열·한동훈 쫓아내야 한다고"..진실공방 (전문)

박지혜 기자I 2020.08.06 16:46:54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문재인 정부에 비판적 목소리를 내고 있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출신 권경애 변호사가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과의 통화 내용을 공개해 파장이 일고 있다.

권 변호사는 지난 5일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매주 대통령 주재 회의에 참석하시는, 방송을 관장하는 분”이 자신에게 전화해 “한동훈 검사장을 내쫓을 보도가 곧 나갈 것”이라는 취지의 말을 했다는 글을 올렸다 삭제했다.

‘방송을 관장하는 분’으로 지목된 민변 출신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은 6일 “명백한 허위”라며 입장문을 냈다.

한 위원장은 “채널A 기자와 (한동훈) 검사장 간 유착 의혹을 보도한 3월 31일 MBC 보도 직전에 권 변호사와 통화했다는 보도는 명백한 허위사실”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MBC의 보도 내용을 사전 인지하고 있었다는 등의 추측성 보도는 의도적이고 악의적”이라며 “조선일보·중앙일보 보도는 물론, 같은 내용의 허위사실을 적시한 이후의 보도에 대해서는 엄정한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덧붙였다.

한 위원장은 권 변호사와 통화한 건 사실이나, “통화 시간은 MBC 보도가 나간 후 1시간 이상 지난 9시 9분”이라며 통화목록이 담긴 휴대전화 화면도 함께 공개했다.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 (사진=연합뉴스)
그러자 권 변호사는 통화 시간이 MBC 보도 이후인 것은 맞지만, “윤석열 검찰총장과 그 측근인 한동훈 검사장을 꼭 쫓아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고 밝혔다.

다음은 권 변호사의 입장 전문이다.

<조선일보와 중앙일보의 보도 및 한상혁 위원장의 입장에 대하여>


1. 3월 31일 제가 한상혁 위원장으로부터 전화를 받은 시간은 오후 9시경이 맞습니다.

2. 그날 저는 MBC보도를 보지 못한 상태로 야근 중에 한상혁 위원장로부터 전화를 받았습니다. 통화를 마친 몇 시간 이후에 보도를 확인하였기에 시간을 둘러싼 기억에 오류가 있었습니다.

3. 한 시간 반 가까이 이어진 그날의 통화내용 중에는

(한상혁) 윤석열이랑 한동훈은 꼭 쫓아내야 한다.

(권경애) 촛불 정권이 맞냐. 그럼 채동욱 쫓아내고 윤석열 내친 박근혜와 뭐가 다르냐, 임기가 보장된 검찰총장을 어떻게 쫓아내느냐. 윤석열은 임기가 보장된 거고.

(권경애) 윤석열 장모는 수사하면 되지 않느냐,

(한상혁) 장모나 부인 만의 문제가 아니다, 내가 김건희를 잘 안다. 윤석열도 똑같다, 나쁜 놈이다. 한동훈은 진짜 아주 나쁜 놈이다. 쫓아내야 돼.

(권경애) 한동훈 등등은 다 지방으로 쫓아내지 않았냐.

(한상혁) 아예 쫓아내야지. 한동훈은 내가 대리인으로 조사를 받아봤잖아. 진짜 나쁜 놈이다.

(권경애) 수사 참여할 때 검사가 좋아 보일 리가 있나. 뭐가 그렇게 나쁘다는 거냐.

(한상혁) 곧 알게 돼.

라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4. 뒤늦게 확인한 MBC 보도에서 한동훈 검사 이름이 언급되지 않았는데도, 보도 직후에 그의 이름이 언급이 되어서 강한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이런 내용을 지인과 나눈 텔레그램 대화 자료를 가지고 있습니다.

5. 페이스북에 친구공개로 삭제를 예고하며 보도를 원하지 않는다는 뜻을 밝혔고, 기사화도 원하지 않았습니다. 그날의 대화 정보만으로는 MBC 보도가 계획에 의한 권언유착이었다거나 한상혁 위원장이 그러한 계획에 연루되었다는 심증을 굳히기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6. 행위의 결과에 대한 깊은 숙고 없이 올린 글입니다. 그러나 한상혁 위원장은 왜 3월 31일 MBC가 “A검사장”으로만 보도하였음에도 한동훈의 이름과 부산을 언급하셨는지 내내 의문을 떨쳐 버릴 수 없습니다. 권언유착의 가능성을 여전히 의심하는 이유입니다. 이러한 권언유착의 의혹을 시간을 둘러싼 기억의 오류로 덮을 수는 없습니다.

7. 앞으로 해야 할 말이 있으면 페이스북을 통하도록 하겠습니다. 언론의 취재에 응하지 않을 것입니다. 취재와 수사로 권언유착 의혹의 진실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끝.

황희석 열린민주당 최고위원
‘한동훈을 내쫓을 보도’는 지난 3월 31일 MBC ‘뉴스데스크’의 단독 보도 등 2건이다.

전날 구속기소된 이동재 채널A 전 기자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비리를 제보하라”고 제보자에게 강요하면서 한 검사장과 공모했다는 게 ‘검·언 유착’ 의혹으로 불렸다. 이를 두고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갈등의 골이 깊어지기도 했다.

또 권 변호사가 언급한 ‘권·언 유착’ 의혹은 ‘제보자X’라는 지모 씨가 이 전 기자에게 “유 이사장 등에게 금품 로비한 사람의 대리인”이라고 접근한 것으로 알려지며 ‘강요미수’ 의혹이 불거졌고, 지 씨와 MBC 기자가 몰래카메라를 동원해 이 전 기자를 ‘함정 취재했다’는 내용이다.

지 씨의 변호인은 법무부 인권국장을 지낸 황희석 열린민주당 최고위원으로 전해졌다. 황 최고위원은 SNS에 같은 당의 최강욱 의원과 찍은 사진을 올리고 “이제 둘이서 작전에 들어간다”라는 글을 썼고, 지 씨가 이 글을 링크하면서 “부숴봅시다, 윤석열 개검들”이라고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황 최고위원은 이날 “MBC 보도가 나가는 당일 방통위원장으로 추측되는 사람이 보도가 나갈 예정임을 미리 알았다고 해서 그것이 무슨 권언유착인지 설명 좀 해 주기 바란다”고 했다.

이어 “(보도가 나간) 31일 당일, 나도 보도가 나갈 것임을 들어 알고 있었다”며 “아마 이동재(전 기자) 와 한동훈(검사장)은 MBC가 취재하고 있고, 보도가 나간다는 것을 나보다 먼저 알았을 것”이라고도 했다.

이 가운데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권 변호사를 압박했다는 인물이 한 위원장이든, 다른 청와대 관계자이든 문제가 심각하다”며 “국정조사 또는 특별검사를 통해 진실을 명백하게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면 문재인 대통령은 정치적 중립을 위반한 한 위원장을 즉각 해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건과 관련해 아무런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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