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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한진칼만 경영참여…'10%룰' 대한항공은 제외"(상보)

박정수 기자I 2019.02.01 13:41:43

7.34% 지분보유 한진칼만 경영참여형 주주권 행사…정관변경 추진
횡령·배임 등으로 금고형 이상 확정시…등기이사 결원으로
대한항공은 비경영참여형 주주권 행사…단기매매차익 반환 고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1일 서울시 중구 더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19년도 제2차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박정수 기자)
[이데일리 박정수 기자] 국민연금기금(이하 국민연금)이 한진칼(180640)에 대해서만 경영참여형 주주권을 행사하기로 했다. 대한항공(003490)은 ‘10%룰’(단기매매차익 반환)을 고려해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에 나서지 않기로 했다.

1일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서울시 중구 더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19년도 제2차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대한항공과 한진칼에 대한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 여부를 나눠서 보기로 했다”며 “대한항공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주주권을 행사하지 않고 한진칼에 대해서만 적극적 주주권을 행사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날 기금위원 간의 주주권 행사 여부에 대한 투표는 없었다. 박 장관은 “서로 의견이 엇갈렸지만 이해할 수 있을 때까지 토론을 거쳐 결론을 냈다”며 “물론 끝까지 반대하는 분들도 있었지만 투표하지 않고도 의견을 모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다만 한진칼에 대한 경영참여형 주주권은 최소 수준으로 행사하기로 했다. 박 장관은 “최소한의 주주권 행사는 정관변경”이라며 “구체적으로는 모회사나 자회사에 대해 횡령 및 배임으로 회사에 손해를 끼치고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됐을 때 등기이사는 결원으로 본다는 내용”이라고 전했다. 특히 그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재판 진행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다면 결원됐다고 보는 정관변경을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은 오늘부터 5일 이내에 주식보유 목적이 바뀌었다고 금융당국에 신고할 방침이다. 박 장관은 “기금위에서 한진칼에 대한 경영참여형 주주권 행사를 공식적으로 의결을 했다”며 “세부적인 사항을 정확하게 공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10%룰을 고려해 비경영참여적인 주주권을 행사하기로 했다. 현재 국민연금은 대한항공과 한진칼의 지분을 각각 11.70%, 7.34%를 가지고 있어 ‘10%룰’과 ‘5%룰’에 해당된다. 5%룰은 특정 기업 지분을 5% 이상 가진 투자자가 지분이 1% 이상 변동될 경우 5일 이내에 신고하도록 한 규제다. 10%룰은 특정 기업 지분을 10% 이상 가진 투자자가 지분이 1주 이상 변동되면 신고하는 제도다.

특히 10% 이상 지분을 가진 투자자가 단순 투자 목적을 경영참여로 바꿀 때 매매 후 6개월 이내 매매차익에 대해서는 법으로 정한 산식에 맞춰 해당 기업에 반환해야 한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승희 의원이 보건복지부에서 제출받은 ‘국민연금기금 수탁자전문위원회 회의’ 자료에 따르면 국민연금이 대한항공에 대해 경영참여형으로 투자목적을 바꿀경우 10%룰에 의해 지난 3년간 반환해야 할 차익이 최대 489억원 수준이다.

박 장관은 “(대한항공 경영참여 배제는) 10%룰을 염두에 뒀다”며 “스튜어드십 코드를 이행하는 근본적인 목적은 국민연금의 수익성 제고다. 수익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물론 대한항공 사태가 더 악화된다면 단기매매수익을 포기하면서도 적극적으로 주주권을 행사할 수 있겠지만 아직 그럴 단계는 아니다”며 “비경영참여적인 주주권 행사에 관한 내용은 다음 기금위때 논의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번 한진칼에 대한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가 향후 스튜어드십 코드 이행의 가이드 라인이 되는 게 아니냐는 질문에 박 장관은 “다른 기업에서 대한항공과 유사한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같은 결정은 내려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그 기업의 상황에 따라서 그에 맞는 스튜어드십 코드를 발동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날 기금위가 의결한 사항과 관련해 조만간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가 세부적인 사항을 검토할 예정이다. 박 장관은 “이달 안으로 기금위가 한 번 더 열릴 것”이라며 “이에 앞서 주주권 행사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은 전문위원회에서 한번 더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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