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든 닭 몇 마리 잡자고”…與에 쓴소리 쏟아낸 재계(종합)

피용익 기자I 2020.10.14 16:20:34

공정경제 3법 간담회서 민주당에 재계 의견 전달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부작용 감내할 수 있을지”
손경식 경총 회장 “규제가 손실 가져온다면 잘못”

[이데일리 피용익 기자] “병든 닭 몇 마리를 골라내기 위해서 투망을 던지면 그 안에 모인 닭들이 다 어려워지지 않겠습니까.”

정부와 여당이 추진하는 공정경제 3법(상법·공정거래법 개정안, 금융그룹 감독법 제정안)에 대해 재계를 대표하는 기업인들이 쓴소리를 쏟아냈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14일 상의회관에서 열린 대한상의-민주당 공정경제TF 정책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하면서 “법은 지켜야 할 최소한의 바운더리(boundary)라고 알고 있다. 선진 경제로 갈수록 법보다 규범에 의해서 해결할 일이 많아진다. 법만으로 모든 걸 규정하다보면 지나치게 되는 우려가 없지 않다”며 “어디까지를 규범으로 하고 어디까지를 법으로 할지 생각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박 회장은 또 “기업들이 그동안 개선 노력도 많이 했다. 이런 걸 감안했을 때 규제를 하는게 필요한 것인가에 대한 생각을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법을 꼭 개정해야 한다면 현실적 부작용은 무엇이 있는지, 부작용 최소화할 방법은 무엇인지, 그 부작용을 감내할 수 있을지 이런 현실적 문제도 같이 검토가 됐으면 좋겠다”고도 했다.

박 회장은 “이번 법 개정을 둘러싸고 여야의 정치권 계시는 분들도 그렇고 정부, 기업 등 관련된 모두를 봤을 때 어느 한쪽이 강변한다고 해결될 문제는 아닌 것 같다”며 공청회를 통해 합리적인 해결 방안을 모색하자고 제안했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경총회관에서 진행된 민주당과의 간담회에서 “지금 거론된 법안 내용들은 대부분 규제로 규제로 인한 이익과 손실을 따져 봐야 한다. 규제가 손실을 가져온다면 이는 잘못된 규제이며 후회스러운 것”이라고 지적했다. 손 회장은 또 “국제 투기자본과 국내 투기 펀드의 공격, 소액주주들의 소송남발, 감사위원 분리 선임과 3%룰에 힘입어 경쟁사 내지 관련 펀드들의 내부 경영체제로의 진입이 이뤄진다면 기업의 핵심 경영체제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국회에서 우리 기업들을 도와주시기 바란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여당은 재계의 입장을 이해한다면서도 법안 처리를 강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수석부의장은 대한상의 간담회에서 “공정경제 3법이 20대 국회때부터 많이 논의가 됐던 법이다. 나름대로 검토를 많이 한 법이다”라며 “우리 민주당에선 정기국회에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라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경총 간담회에서도 “우리는 정기 국회서 공정경제 3법을 어떻게든 처리를 해야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유 부위원장은 다만 “재계의 합리적인 대안들과 제안들을 들을 자세가 돼 있다”고 했다.

박용만(오른쪽)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정책위 수석부의장이 14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대한상의-민주당 공정경제TF 정책간담회’에서 의견을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