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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은행, 올해 동아시아권 경제성장률 5%→4.5% 축소

정수영 기자I 2024.04.01 17:23:15

중국 수요 회복 어렵고, 보호무역주의 강화 영향
고금리 지속 영향도 클 것..올해 4.5%, 내년 4.3%
지정학적 긴장 고조, 부채 증가로 인한 소비 위축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이데일리 정수영 기자] 세계은행(WB)은 동아시아와 태평양 지역의 개발도상국 경제 성장세가 둔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장기간의 고금리 상황과 지정학적 긴장 악화로 이 지역의 성장 전망은 어두워질 것으로 봤다.

1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세계은행은 반기 전망보고서에서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024년 4.5%, 2025년 4.3%로 2023년 추정치 5%보다 낮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동아시아 및 태평양 지역 경제는 다른 국가보다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 속도는 여전히 팬데믹 이전보다 느릴 것이란 진단이다.

여기에는 세계 2위 경제 대국인 중국의 경기 둔화가 주된 요인이다. 세계은행은 중국의 성장률은 올해 4.5%, 내년 4.3%로 둔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이 목표로 잡은 5% 전망치를 훨씬 밑돈다.

세계은행은 보고서에서 “중국은 보다 균형 잡힌 성장 경로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수요를 끌어 올리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은 전통적인 재정 부양책 이상의 것이 필요하다”며 “더 강력한 사회 보호, 누진적 과세, 인프라에서 인적 자본으로의 공공 지출 재할당이 소비를 촉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중국을 제외하면 동아시아 및 태평양 개발도상국은 상품 수출이 반등하고 금융 여건이 완화해 올해 4.6%, 내년 4.8%의 꾸준한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필리핀, 베트남, 캄보디아는 2024년 5% 이상, 2025년 약 6%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세계은행은 동아시아 지역 성장세 둔화를 예상한 두번째 이유는 미국의 금리인하 기대감 축소다. 세계은행은 “미국과 유럽연합(EU)의 근원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높고 노동시장은 여전히 타이트하다”며 “이는 당분간 금리가 팬데믹 이전 수준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임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무역 보호주의 강화도 주된 이유다. 선진국들의 무역 보호주의 강화는 동아시아와 태평양 개발도상국의 진입을 막아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2023년 무역 보호주의로 약 3000건의 새로운 관세가 부과됐는데, 이는 2019년의 3배에 달하는 수치”라고 설명했다.

세계은행은 마지막으로 국가 내 정치적 갈등과 지정학적 긴장 고조에 따른 불확실성 확대, 부채 증가로 인한 소비와 투자 위축 등도 동아시아 지역 성장을 막는 요소로 꼽았다. 실제 중국과 베트남의 기업 부채는 2010년 이후 GDP의 40% 포인트 이상 증가했으며 선진국 수준을 넘어섰다고 세계은행은 밝혔다. 중국, 말레이시아, 태국의 가계부채도 다른 신흥시장보다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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