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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익 9조' 대박친 5대 금융지주, 하반기 실적은

전선형 기자I 2021.07.27 15:08:51

시장금리 상승에 이자수익 불어...중간배당도 진행
농협제외한 4대 금융지주 올해 순익 전망치 14조

[이데일리 전선형 기자] 5대 금융지주사들이 상반기 순이익이 9조원을 넘기며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다. 최근 시장금리 상승에 따라 이자수익이 불어났고, 증시 활황 등으로 수수료 수익이 증가한 것이 큰 몫을 했다. 이 같은 환경이 이어진다면 연말 금융지주들은 지난해 이어 최대실적 기록을 또다시 갱신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은행 사옥
대출 금리 오르고 예금금리 낮아…‘이자마진’ ↑

27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5대 금융지주(KB금융ㆍ신한금융ㆍ하나금융ㆍ우리금융·NH농협금융지주)의 상반기 순이익은 총 9조372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7% 올랐다. 상반기 기준 사상 최대다.

금융지주사들이 모두 역대 최대 실적을 낼 수 있었던 주된 요인으로는 이자이익 증가가 꼽힌다. 실제 5대 금융지주 이자이익은 20조4994으로 전년 대비 11.2% 늘었다. KB금융은 무려 5조4011억원의 이자이익을 냈고, 신한금융은 4조3564억원, 하나금융은 3조2540억원, 우리금융은 3조3227억원을 냈다. NH농협지주도 4조1652억원을 기록하며 대부분 10% 수준의 증가율을 보였다.

이자이익이 늘어난 이유는 시장금리가 뛰었기 때문이다. 최근 시장금리가 오르면서 대출금리도 함께 오름세를 보였다. 물론 대출 잔액도 늘었다. 반면 예금금리는 저금리를 계속유지됐고, 금리가 거의 없는 요구불예금에 자금이 몰리면서 이자마진 폭이 커졌다.

실제로 한국은행의 통화 및 유동성 통계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평균 요구불예금 잔액은 374조 2654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294조 9777억원) 대비 27% 늘었다. 지난 3월 말 기준 국내 은행의 전체 가계대출 규모는 867조8000억원으로 전년보다 11.3%(88조1000억원) 늘었다.

비은행 계열사의 고른 성장세도 주효했다. 특히 대어급 기업공개(IPO), 주식시장 활황에 따른 자본시장 관련 자회사들의 이익 기여도가 높아졌다. 실제 KB증권은 상반기 3744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면서 사상 최대 반기 실적을 냈고, 신한금융투자도 3229억원으로 전년보다 465.5% 증가하는 실적을 냈다. 하나금융투자도 60% 늘어난 2760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NH투자증권은 전년동기 대비 101.7% 증가한 5279억원의 당기순익을 기록, 농협금융의 손익 증대를 견인했다.

대형 인수합병(M&A)을 통해 보험사 약진도 돋보였다. KB금융이 지난해 8월 자회사로 편입한 푸르덴셜생명의 상반기 순이익은 1924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219.1% 급증했다. 현재는 신한라이프가 된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도 상반기 각각 922억원, 2168억원의 순익을 내며 0.7%, 57.7%의 증가세를 보였다.

잔치 분위기 속에 금융지주들은 올해 일제히 중간배당 실시를 결정했다. 많은 이익잉여금을 확보하게 되면서 배당 여력이 생긴 것이다. 금융지주들은 금융당국이 배당자제 권고를 내리면서 지난해 배당을 줄인 바 있다. 특히 신한금융은 금융지주 최초로 분기배당 실시까지 계획하고 있다.

코로나 특수 톡톡…전년 이어 올해 최대 순익 갱신 전망

앞으로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진다면 금융지주들은 올해 순익이 14조원에 달하는 역대급 실적을 갱신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상황이 안정세를 보이면서 지난해 대거 쌓아둔 충당금으로 인해 점차 충당금 적립금 부담도 줄어들고, 대출 수요가 꾸준해 이자이익 증가도 꾸준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애프앤가이드에 올해 전망치에 따르면 비상장사인 NH농협금융을 제외한 4대 금융지주의 올해 순이익은 14조1076억원으로 전년 대비 25.9%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4대 금융지주들은 지난해 11조원이 넘는 순익을 내며 코로나19라는 상황 속에서도 호실적을 낸 바 있다. 다만 수익 구조가 현저히 이자이익 중심으로 이뤄져 있고 주식시장 상승세가 낮아질 경우 실적하락 위험도 도사리고 있다는 점은 위험요소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시장금리 상승 효과에 따른 이자수익이 증가했고, 증권사를 비롯한 수수료 수입이 크게 증가했다”면서도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낸 실적이기 때문에 코로나 특수 상황이 종료된 후 지주사 체력에 대해서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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