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컨설팅 기업인 우드 맥킨지는 최근 2050년 전 세계 철강산업의 탄소 배출량이 지난해 대비 30%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하는 내용의 보고서를 펴냈다. 전 세계적인 탄소중립 흐름에 따라 철강업계에도 기존 고로-전로 방식 의존도를 줄이고, 탄소 배출량이 적은 제강 방식을 채택하라는 이해 관계자들의 압박이 작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
전 세계 탄소 배출량의 최소 7%를 차지하는 철강업계의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핵심 대안으론 전기로(EAF) 제강 생산 확산이 꼽힌다. 전기로 방식은 기존 고로-전로(BF-BOF) 방식과 비교해 쇳물을 생산할 때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이 4분의 1에 불과해 비교적 친환경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우드 맥킨지는 철스크랩(고철) 사용이 증가하면서 전기로강 생산량이 매년 2.3%씩 증가하고, 기존 고로-전로강 생산량이 매년 0.5%씩 감소한다고 추산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전체 제강량의 30% 비중이었던 전기로강 생산 방식은 오는 2050년 48%까지 늘면서 기존 방식과 거의 대등한 수준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다.
이 밖에도 △그린 수소를 기반으로 한 직접환원철(DRI)과 철스크랩 사용 확대 △CCUS 기술 채택 등이 철강업계의 탄소 배출량을 줄이리라고 예상했다. 수소를 기반으로 한 철강 생산은 2050년 총 철강 생산량인 2억3200만톤(t)의 10%를 차지하고, 같은 시기 CCUS는 전체 탄소 감축량 중 5%를 담당할 것이란 분석이다.
아울러 탄소 배출량을 가장 크게 줄일 국가로는 중국이 꼽혔다. 우드 맥킨지는 중국이 감산 등을 통해 2050년 탄소 배출량을 지난해의 절반으로 줄일 것으로 추산했다. 다만 우리나라를 포함해 미국·일본·대만·유럽연합(EU) 등은 철강 생산량을 유지하거나 증가하려는 상황에서 탄소 배출을 줄이는 방안에 더욱 힘을 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
국내 철강업체들도 이 같은 조언에 맞춰 관련 연구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각각 ‘탄소중립 위원회’와 ‘탄소중립 추진단’ 등을 두고 탄소중립이라는 철강업계의 미래 환경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최근엔 철스크랩, 열간성형철(HBI) 등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원료 조달에 힘쓰는 분위기다.
포스코는 지난달 호주 광산업체 핸콕과 저탄소 HBI 생산 프로젝트의 사업 타당성 조사를 위한 주요조건합의서(HOA)를 맺었다. 양사는 수소를 환원제로 활용해 이산화탄소 발생량을 줄인 저탄소 HBI 제조 공장을 신설하고, 환원제로 사용할 수소도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현대제철은 우분(牛糞)을 고체연료로 만들어 고로 연료에 투입되던 석탄 대신 투입하는 기술을 연내 적용할 예정이다. 앞서 현대제철은 기존 석회석 대신 패각(굴·조개 등 껍데기)을 가공해 만든 석회 분말을 제철공정의 부원료로 적용하기도 했다. 지난 23일엔 한국지질자원연구원과 제철소 운영에 필요한 원료·기술 개발을 위한 협약도 맺었다.
또 현대제철은 이달 초 탄소 감축을 위한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경영지원본부 비즈니스지원실이 미래경영전략실 지속가능경영팀으로, 저탄소엔지니어링실이 저탄소전략추진실로 바뀌었다. 또 저탄소엔지니어링팀은 저탄소전환추진팀으로, 플랜트엔지니어링팀은 저탄소운영기획팀으로 각각 명칭이 변경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