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버스와 거문고의 이색 만남…이상 詩는 창작오페라로

장병호 기자I 2024.02.20 18:09:42

'2023 공연예술창작산실-올해의신작'
'무한수렴의 멀티버스' 등 4편 무대
음악·무용·오페라로 3개월 대장정 마무리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영화 소재로 친숙한 멀티버스(multiverse, 다중우주)를 거문고 등 전통음악으로 풀어낸 이색 공연이 관객과 만난다. 시인 이상(1910~1937)의 작품은 해외를 겨냥한 우리말 창작오페라로 제작돼 국내 초연에 오른다.

‘2023 공연예술창작산실-올해의신작’ 작품별 기자간담회가 20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예술가의집에서 열렸다. 왼쪽부터 허윤정 음악감독, 허성임 안무가, 차수정 순헌무용단 예술감독, 지은주 대전오페라단 예술감독. (사진=한국문화예술위원회)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이하 예술위) 우수 신작 발굴 지원사업 ‘2023 공연예술창작산실-올해의신작’(이하 ‘창작산실’)이 음악, 무용, 창작오페라 등 신작 공연 4편으로 약 3개월에 달하는 대장정에 마침표를 찍는다.

예술위는 20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예술가의집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창작산실’의 대미를 장식할 마지막 작품들을 소개했다. △음악 ‘무한수렴(無限收斂)의 멀티버스’(Multiverse of Infinite Convergence) △무용 ‘반가: 만인의 사유지(思惟地)’ △무용 ‘웨어 이즈 더 래빗?’(Where is the Rabbit?) △창작오페라 ‘이상의 날개’ 등이다.

‘2023 공연예술창작산실-올해의신작’ 음악 ‘무한수렴의 멀티버스’. (사진=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무한수렴의 멀티버스’(2월 23~24일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는 거문고 연주자이자 국악 크로스오버 밴드 블랙스트링 멤버이기도 한 허윤정 음악감독이 국내외 13인의 연주자들과 선보이는 무대다. 지난해 아카데미 시상식 최우수영화상을 수상한 영화 ‘에브리띵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가 보여준 멀티버스에서 영향을 받았다. 허윤정 음악감독은 “전통을 가지고 이 시대와 소통할 수 있는 새로운 음악을 만들어내는 숙명에 대한 고민을 담았다”며 “거문고가 시공간을 넘나드는 일종의 타임머신이라는 생각과 우주에 대한 다양한 과학적 발견에서 영감을 받아 사랑과 소통의 메시지를 전하는 무대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2023 공연예술창작산실-올해의신작’ 무용 ‘웨어 이즈 더 래빗?’. (사진=한국문화예술위원회)
‘웨어 이즈 더 래빗?’(3월 1~2일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은 벨기에를 중심으로 활동 중인 안무가 허성임이 오랜 작업 파트너인 그레이스 엘렌 바클리와 공동 작업한 작품이다. 토끼를 매개체로 무의식 안에서 우리가 잊고 있던 순수의 세계를 무대로 펼쳐 보인다. 허성임 안무가는 “이 작품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기괴한 동화로의 초대’라고 할 수 있다. 강렬한 이미지 속에서 상상의 날개를 펼치며 순수함을 찾아가는 여정이다”라고 말했다.

‘2023 공연예술창작산실-올해의신작’ 무용 ‘반가: 만인의 사유지’. (사진=한국문화예술위원회)
‘반가: 만인의 사유지’(3월 1~3일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는 순헌무용단의 작품으로 차수정 예술감독이 안무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의 인기 전시인 ‘사유의 방’으로도 유명한 국보 금동미륵반가사유상을 모티브로 삼았다. 차수정 예술감독은 “한국무용을 21세기의 이미지로 담는다면 반가사유상의 모습이 아닐까 생각했다. 반가사유상을 통한 깨달음의 과정을 무용으로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2023 공연예술창작산실-올해의신작’ 창작오페라 ‘이상의 날개’. (사진=한국문화예술위원회)
‘이상의 날개’(3월 8~10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는 대전오페라단의 작품이다. ‘날개’, ‘오감도’ 등 이상의 시 10편을 바탕으로 스토리를 만들었다. 지역 오페라단이 해외 무대를 겨냥해 제작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지은주 예술감독은 “시대를 앞서 간 이상의 시를 듣는 게 아니라 ‘보는’ 무대를 선보일 것”이라며 “한국어 초연을 성공해 영국, 프랑스 등 해외로 나아가는 것이 목표다”라고 전했다.

‘창작산실’에 대한 보다 자세한 내용은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티켓 예매는 아르코·대학로예술극장 홈페이지, 인터파크 등에서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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