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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성향 `커뮤`도 총결집…"李같은 사위"vs"2번(尹)남 모여"

배진솔 기자I 2022.03.07 16:21:33

D-2…`2번남닷컴`vs `李커뮤니티 대통합` 결집
각 선대위, 커뮤니티 여론 의식…세대별 결집 동향

[이데일리 배진솔 기자] 제20대 대통령 선거 막판 카운트다운이 시작된 가운데 여야 성향 커뮤니티들도 각 진영 안에서 후보별로 분화돼 한층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막판이 되자 여러 논란들을 유통해 소비하는 것을 넘어서서 특정 후보에 대한 긍정·부정 여론을 확산시키며 투표를 독려하는 모습도 보였다. 각 선대위에서는 이같은 결집 현상을 의식하고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지지자들이 만든 ‘2번남’ 투표 독려 사진(왼쪽)과 이재명 후보 지지자들이 만든 ‘커뮤니티 대통합’(사진=인터넷 커뮤니티)


지난 주말 이른바 ‘1번남, 2번남’ 프레임이 커뮤니티 화제에 올랐다. ‘이대남’으로 불리던 2030 남성들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지지하는 ‘1번남’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지지하는 ‘2번남’으로 가르는 밈(meme)이다. 이들의 특징을 나눠 관계성을 표현하는 도표 자료도 확산 전파됐다. 그 과정에서 ‘2번남닷컴’이라는 웹사이트도 생겼다. 해당 사이트는 “2번(윤 후보)을 찍어야 하는 이유를 알려드린다”, “2번 찍게 해주는 짤들” 등 그림과 자료 등을 나르며 윤 후보에게 투표를 독려했다.

‘시즌 1호 커뮤니티 대통합’도 생겼다. 문재인 대통령 지지세가 강한 ‘82쿡’과 82만 여성 회원들이 활동하는 ‘여성시대’(여시), 1020 이용자가 많은 ‘인스티즈’ 등 이재명 후보로 대통합했다는 것이다. 이들은 조직적으로 각 커뮤니티 안에서 “우리 엄마도 이재명이다”, “이재명같은 사위”라는 글을 올리며 이 후보에 지지를 호소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의 여론 유통을 의식해 이 후보가 직접 커뮤니티에 글과 영상을 올리자 댓글이 뜨겁게 달리기도 했다.

각 대선 후보의 선대위에서도 커뮤니티를 여론 동향을 확인하는 수단 중 하나로 보고 있다. 여론의 전부를 대표할 수는 없더라도 이슈 전파 속도가 빠르고 시시각각 출렁이는 반응을 보면 세대별 민심의 향배를 가늠해볼 수 있는 척도가 된다는 것이다.

민주당 선대위는 여성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도는 “아무래도 윤석열(국민의힘 대선 후보)은 아닌 것 같아요”라는 말을 인용해 중도부동층의 마음을 대변한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선대위도 “집권 여당 대선 후보가 남성혐오가 만연한 커뮤니티까지 찾아다니셔야 되겠느냐”며 “최근 1번남, 2번남하면서 편을 가르니 우리 청년들이 민주당에 등 돌린다”라고 말하며 커뮤니티 언어를 활용해 반응을 의식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이같은 온라인 커뮤니티 `팬덤`정치가 토론의 장이 아니라 극단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최창렬 용인대 정치학과 교수는 “온라인 커뮤니티일수록 양대 진영의 높은 충성심을 가지고 있는 유권자들이다”라며 “팬덤정치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 안에 갇히면 남을 비난하고 증오하며 다른 사람의 주장을 볼 수 없게 된다. 건전한 토론보다는 진영 논리를 강화시키는 결집 수단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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