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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노총 건설노조, 4만명 집결 “건폭? 尹, 노동개악 위한 포석 깔지마라”

황병서 기자I 2023.02.28 17:29:40

尹 노동정책 규탄…도심 곳곳 사전결의대회 후 집결
“건설노조를 부패집단으로 매도”
경찰, 100개 넘는 부대 배치…물리적 충돌 없어
도심 일대, 교통 혼잡 극심…민노총, 7월 총파업 예고

[이데일리 황병서 기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건설노동조합(건설노조)이 28일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건설현장의 폭력행위, 이른바 ‘건폭과의 전쟁’을 선포한 정부를 규탄하기 위해 전국에서 건설노조원들이 집결했다. 세종로 일대에는 긴장감이 감돌았지만,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다만, 대규모 집회·행진으로 일대 교통이 큰 혼잡을 빚었다.

건설노조 탄압 규탄 민주노총 결의대회가 28일 오후 서울 세종대로에서 열리고 있다. 이들은 윤석열 정부가 ‘건폭(건설노조 폭력배)’이라며 노조 탄압을 할 것이 아니라 건설안전특별법을 제정해 안전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민주노총 건설노조는 이날 오후 3시 서울 중구의 숭례문 앞 세종대로에서 ‘건설노조 탄압 규탄! 반노동 윤석열 정권 심판! 결의대회’를 열고 “윤석열 정부의 건설노조에 대한 탄압은 노동개악 추진을 위한 정치적 포석”이라며 “조직적 역량을 집중해 건설노조 탄압을 막아내겠다”고 밝혔다.

이날 결의대회에는 주최 측 추산 약 4만 7000명이 모였다. 이들은 종로 정부서울청사와 보신각, 경찰청 등 총 3곳에서 사전 결의대회를 진행한 뒤, 오후 3시 숭례문 앞 세종대로에 모여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결의대회는 오후 4시까지 1시간 동안 열렸다. 결의대회 종료 후 일부 조합원은 대통령실이 있는 삼각지역으로 행진한 후 해산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이날 “1% 부자·재벌에게는 세금을 깎아주고 영업사원을 자처한 대통령이 노동자의 권리는 박탈하고 서민 생계는 파탄 내고 있다”며 “조선 하청 노동자의 절박한 투쟁을 종북으로 매도하고, 법원 판단과는 정반대로 회계장부를 공개하라고 협박하며 부패집단으로 몰아가더니 급기야 건설노조를 폭력집단으로 매도하고 뿌리 뽑겠다 한다”고 성토했다.

양 위원장은 “건설노조가 탄압받는 이유는 민주노총의 선봉에 서 있기 때문이고 그래서 건설노조에 대한 탄압은 민주노총에 대한 탄압”이라면서 “건설노동자들이 혼자 비를 맞도록 하지 않을 것이며 함께 싸울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민주노총은 이미 7월 총파업을 결정했고 또한 정권의 전면적인 탄압이 자행되면 언제라도 즉각적인 총파업 투쟁에 돌입할 것”이라며 “건설노조에 대한 전면적인 탄압에 민주노총은 모든 것을 걸고 함께 투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숭례문에 모인 건설노조원들은 △주52시간 초과근무 거부 △산업안전보건법 등 안전을 위협하는 위험작업 요구 금지 및 위반 사업장 고발조치 △성과급(월례비) 대가로 장시간 노동자 위험작업 강요하는 관행 중단 등을 건설사와 정부에 요구했다.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28일 오후 서울 중구 세종대로에서 결의대회를 마친 뒤 용산 대통령실 방향으로 행진하고 있다.(사진=이영민 수습기자)
경찰은 광화문 일대를 중심으로 수십 대의 차벽과 함께 펜스를 설치하고 100개 이상 부대를 배치하는 등 만일의 충돌 사태에 대비했다. 다행히 경찰과 민주노총 조합원 간의 물리적 충돌은 벌어지지 않았다.

민주노총의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집회·행진이 진행되면서 교통 혼잡이 발생했다. 서울시 교통정보센터(토피스)에 따르면,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행진하는 서울 도심 전체 운행 차량 속도는 오후 5시 기준 시속 7.7km로 정체를 빚고 있다.

집회 일대를 지나가던 시민들도 대규모 집회에 놀란 모습을 보였다. 시민들은 집회 소음에 놀라 귀를 막기도 했으며, 인파로 붐비는 현장을 벗어나기 위해 발걸음을 재촉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세종대로를 지나가던 김모(78)씨는 “지금 경제도 안 좋은 상황에서 이렇게 집회를 하는게 맞느냐”고 집회 현장을 향해 불만을 터뜨렸다.

한편 민주노총은 오는 5월에는 총궐기대회를, 7월에는 총파업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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