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실적 '신기록 행진'이 멈췄다

이준기 기자I 2022.07.07 17:46:44

2Q 매출 77조원·영업익 14조원 잠정집계…반도체·환율효과 '버팀목'
원자재값·물류비 부담 속 3Q 이후 어두운 전망…D램 값 하락도 한몫
LG전자 2Q 잠정실적도 주춤…전문가 "투자 약속 지키게 규제 풀어야"

[이데일리 이준기 김상윤 이다원 기자] 삼성전자가 올해 2분기 분기 기준으로 역대 두 번째인 77조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고물가·고환율·고유가 등 악재에 따른 ‘R(Recession: 경기침체)의 공포’가 엄습한 경영환경 속에서도 선방한 셈이다. 하지만 3개 분기 연속 써오던 신기록 행진이 멈추면서 향후 전망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 실적 추이 (단위:조원)
7일 삼성전자는 올 2분기 연결기준(잠정) 매출 77조원, 영업이익 14조원을 써냈다고 밝혔다. 이는 작년동기대비 각각 20.94%, 11.38% 증가한 수치다. 2분기 기준으로만 보면 매출은 역대 최고치, 영업이익은 역대 세 번째다. 다만 시장 전망치(매출 77조567억원·영업이익 14조7483억원)에는 살짝 못 미쳤다. 약 10조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반도체부문(DS)과 8000억원의 영업이익 효과를 낸 환율 효과가 버팀목 역할을 했다. 하지만 스마트폰·가전 수요가 줄고 있는 데다 원자재값·물류비 부담이 커짐에 따라 향후 실적 전망은 어둡다. 여기에 올 3분기 D램 가격이 2분기보다 최고 10% 하락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시장 안팎에선 그나마 3분기 폴더블폰 신제품 출시 효과와 서버용 반도체 수요 유지 등이 실적 악화를 방어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세계 최초로 게이트올어라운드(GAA) 신기술을 적용한 3나노(nm·10억분의 1m) 공정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의 안정적 수율(결함이 없는 합격품의 비율) 여부도 주목되는 사안이다.

LG전자도 이날 2분기 잠정실적 발표를 통해 매출 19조4720억원, 영업이익 7917억원을 올렸다고 밝혔다. 전장(VS)사업본부의 분기 매출액이 처음으로 2조원을 넘어서고 영업이익이 2015년 4분기 이후 26개 분기 만에 흑자를 달성한 게 선방 요인으로 꼽힌다. 다만, 글로벌 생활가전시장의 성장 둔화세와 맞물려 연간 실적 전망은 밝지 않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과 교수는 “한국의 첨단기술을 주도하는 삼성전자와 LG전자 실적이 위축하는 추세를 보였다”며 “대규모 국내 투자를 약속한 이들 기업이 정진할 수 있도록 새 정부는 기업 규제 등을 과감히 풀어야 할 것”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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